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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아이들

프랑스에서 만난 아이들 4. 주인집 세 아이들 한국에서 보내 온 소포에 붙어 있던 꽃이 달린 예쁜 리본을 무엇에 쓸까 고민하다, 주인집 네 살막이 막내딸 뤼씨에게 머리띠를 해 주었다. 그녀의 식구들 모두 너무 예쁘다며 감탄을 하고 그녀의 엄마는 "내일 유치원 갈 때 하면 너무 예쁘겠다!"한다. 그렇게 머리에 묶인 것을 보니, 뤼시가 꼭 선물 꾸러미같다는 생각을 혼자 하면서 나는 웃었다. 쥴리엣은 그것을 내가 만들었냐며, 그렇지 않다니까, 그럼 무엇에 쓰던 것이냐며 재차 묻는다. 나는 "무언가에 소용되었던 것이야."라며 얼렁뚱땅 대답을 했다. 그러다 오후에는 주인 집 세 아이들이 잠시 놀러 왔었다. 물론, 뤼시가 앞장 서서 문을 두드렸고, 아침에 묶어 준 리본을 다시 묶어달라고 내민다. 자기네 집에서와는 달리 우리 집은 신을 벗어야 들어올 수 있다는 .. 더보기
프랑스에서 만난 아이들 3. 너 시계 볼 줄은 알아? -쥴리엣 이야기 잠자기 싫어 펄쩍거리며 뛰어 다니는 에띠엔느와 뤼시에게, 이제 그만 얌전히 잠을 자라고 윽박을 지르기도 하고 동화를 들려주며 달래서 겨우 잠자리에 들게 했다고 해서 아이들 재우는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 집 첫째 딸인 쥴리엣은 만으로 10살이나 되었지만, 하는 짓은 여전히 어린 아이이다. 아무 소리 없이 조용해 모두들 다 잠들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똑똑- 현관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난다. 쥴리엣이다. 나는 문을 열고, “무슨 일이니?”하고 물으면 잠잘 때면 꼭 옆에 있어야 하는 그녀의 파란 빌로드 치마를 들고 잔뜩 불쌍해 보이는 표정과 목소리로 늘 이렇게 말한다. “잠이 안 와서......” 내가 이 집으로 이사왔을 때 쥴리엣은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 더보기
프랑스에서 만난 아이들 2. 엄마 대신 뽀뽀해줘 -뤼시 이야기 내가 이 집에 이사를 왔을 때 주인집 막내딸 뤼시는 젖병을 물고 기어다니던 아기였다. 그러던 아이가 4층에 있는 우리 집에 혼자 놀러올 만큼 자랐다.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입고 "너무 예쁘네!"라는 감탄사를 듣기 위해 오기도 하고, 부모님이 늦잠을 자는 일요일 아침 같은 때는 뭔가 먹을 것이 없나 해서 오기도 한다. 그녀가 생일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들르는 곳도 우리 집이다. 축하 선물을 받기 위해서이다. 나는 다른 아이들 선물은 생일 당일날 포장을 하기도 하지만, 뤼시 것만은 잊지 않고 그 전 날 포장을 끝내 놓는다. 왜냐하면 그날 뤼시는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선물을 받기 위해 나를 깨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외출한 부모들을 대신해 내가 아이들을 재웠다. 잠자리에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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