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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물염색은 비바람에 떨어진 땡감을 주워서 늘 곧바로 했는데, 발효시켜서 추출한 염액을 이용한 방법이 있다고 해서 한번 시도해 보았다.
보통 감물염색은 감이 익기 전 여름에만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발효를 시키면 염액을 계속 보관하였다가 원할 때 언제든지 염색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나도 언제든지 원하는 때에 감물염색을 할 수 있길 바랬다.
아니, 욕심껏 감물염색을 아주 많이 하고 싶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
그리고 그 욕심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다.
땡감들을 꼭지를 떼서 병에 담고, 공기가 통하게 면으로 뚜껑을 달았다.
책에서는 열흘에서 십오일이 되면 발효가 된다고 나와 있었고 그렇게 열흘이 지나, 발효도 잘 되었다.
아래 사진들은 발효되는 과정을 관찰하며 찍은 사진1, 2, 3!
그렇게 완성을 했는데....
그러나...
결과는 실패!
물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ㅠㅠ
그저 나는 이 상황을 내게 욕심을 버리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건 몇 년 전의 일이다.
그 후로 나는 늘 여름, 딱 한 철을 기다린다.
그것도 7월 이후, 태풍이 지나간 때라야 가능하니, 한 해에 한 번, 아니면 두 번, 운이 없으면 아에 한 번도 못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지금은 그렇게 계절에, 하늘에 운을 맏기는 감물염색이 좋다.
무엇보다 맑은 날마다 물을 적셔 널고 걷고 하며, 천천히, 느리고 지루하게 짙어져가는 감물염색 천들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관련글: 감물염색 다포 http://zzikke.tistory.com/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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