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은 전라북도 완주군에 있는 산이다.
전주에서 아주 가까운 산으로, 전주시민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는 산인듯 하다.
우리도 전주시내에서 970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전주도립미술관'에서 내리면 바로 모악산 입구가 나타난다.
우리는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선녀폭포를 거쳐, 대원사를 지나 모악산 정상으로 갈 예정이다.
마침, 모악산을 가려고 길을 나선 때는 이른 아침에 세찬 소나기가 퍼부었던 여름이었다.
비가 너무 내려서 산행을 포기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해가 반짝 난다.
'비가 오면, 조금만 갔다가 내려오자!' 하면서 길을 나섰다.
모악산 입구에 접어들었는데, 모악산의 중요한 장소들의 이정표가 친절하게 붙어있었다.
대원사는 300m만 가면 되고, 정상도 2.1km밖에 되지 않는 귀연운 산이다.
비가 그친 뒤라, 공기는 더없이 싱그럽고 맑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모악산 입구부터 야자매트들이 촘촘하게 깔려 있는 것이었다.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러울 것을 무척 걱정했는데, 야자매트 덕분에 걷기가 너무 좋았다.
대원사까지만 깔려 있으려나? 추측했는데... 놀랍게도 거의 정상부근까지 모두 깔아놓아, 비 온 뒤 산행이 너무나 편안했다.
모악산을 얼마 오르지 않아 도착한 대원사!
우리는 대원사 경내를 후루루 돌아보고 다시 산으로 향했다.
대원사까지는 거의 완만하기만 했는데, 여기서부터는 가파른 산길이 펼쳐졌다.
가파른 돌계단에도 야자매트가 깔려있다.
전혀 미끄럽지 않은 편안하기만 한 산길을 따라 얼마나 올라왔을까?
데크로 둘러진 전망대가 나타났다.
거의 정상에 온 듯 하다.
정상에 거의 다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저수지와 어울어진 도시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 풍경이 이토록 아름워 보이는 곳은 모악산이 처음인 것 같다.
나는 산에서 보이는 도시풍경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아름답다고 생각도 하지 않는데, 모악산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실로 장관이었다.
호수때문일까?
아파트가 눈에 띄지 않아서일까?
평화로워 보이는 사람사는 세상 풍경은 결코 혐오스럽지 않다는 걸 확인한 경험이었다.
이곳이 모악산의 정상은 아니다.
우리는 좀더 위에 있는 모악산 정상을 향해 다시 발길을 돌렸다.
모악산 정상은 이런 거대한 철근구조물이 차지하고 있었다.
KT의 수신소라고 하고 안테나가 분명해 보인다.
혹시, 모악산 정상에 갈 수 없다고 생각해 이곳에서 발길을 돌리는 분이 계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조금 더 걷기를 권한다.
친절하게도 KT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정상을 디딜 수 있도록 한켠을 내어주었다.
산허리를 반바퀴 쯤 돌았을 때, 모악산 정상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여기서 80m만 더 가면 된다.
해발 763.5m에 위치한 모악산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이 나타났다.
드디어 모악산 정상을 밟은 것이다.
해발 800m 가량 되는 높이지만, 이미 모악산 근방이 너무 높아서 입구에서 약 2km만 가면 되는 낮은 산이다.
안전하게 잘 길이 닦여, 가족들과 함께 와도 충분히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 풍경은 정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좀 전에 지나온 전망대보다 더 아름다울 것도 없는 풍경이지만, 그래도 정상에서 본 풍경이니까...ㅋㅋ
원래 하산은 다른 길로 할 계획이었지만, 길이 좋다는 걸 확실히 아는 까닭에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왔다.
산에서는 모험심을 발휘하기보다는 늘 조심하게 된다.
이왕이면 알고 있는 길로, 조금이라도 안전한 길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로...
올 여름, 모악산 산행은 이런 조심스러움을 최대한 발휘한 산행이었다.
게다가 그날 비는 더 내리지 않았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