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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로 만든 요리용 포크는 프랑스에서 생활할 때, 쓰다가 가지고 온 것이다.
당시에 쓰던 생활용품들은 거의 그곳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증을 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이렇게 소박해 보이는 걸 굳이 가지고 온 것은 순전히 이 포크의 용도 때문이었다.
다른 나무 숟가락들에 비해 좀 길어서 물병을 세척할 때 너무 좋았다.
세제를 묻힌 수세미를 병안에 넣고, 이 포크로 수세미를 돌리면 병안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물병을 씻을 용도로 이 나무 포크를 가지고 귀국을 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즐겁게 썼다.
그런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얼마전 '우지끈' 포크 중간이 부러지고 말았다.
세로로 길게 쪼개진 모습이, 수리를 하면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본드로 붙이고 평소에 잘 사용하는 삼베끈으로 총총 감아주었다.
우와~
완벽하게 고쳤다.
삼베끈을 감은 모습이 게다가 예쁘기까지 하다.
한참을 더 쓸 수 있겠다고 좋아하며, 다시 물병을 씻을 때 사용했는데...
우지끈!
이번에는 아에 회복불가능한 상태로 부러지고 말았다. ㅠㅠ
고친 뒤에도 물병을 씻을 때 쓴 것이 화근이었다.
이 아이의 본연의 용도인 요리에 사용했어야 했는데...
결국은 요리는 한번도 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나무 포크가 되고 말았다.
나는 이번에는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 아이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나보다.
너무 어떤 물건에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남겨주고 떠난 아이다.
그래도 이렇게 사진이 남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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