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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미꽃은 공주 종합버스터미널 앞 화단에서 찍은 것이다.
어린시절,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본 이후 할미꽃은 처음이다.
당시, 우리 동네에서 할미꽃은 무덤가서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할미꽃은 좀 으스스 슬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는데, 세월을 훌쩍 지나 화단에서 본 할미꽃은 너무 아름답다.
보슬비가 내린 뒤, 빗방울이 채 걷히지 않은 상태였기에 더욱 생기로운 느낌이다.
게다가 어렸을 때 무덤가에서 본 할미꽃들은 꽃송이가 한두송이 달려 있었다는 기억인데, 이 꽃들은 너무 소담스럽다.
아름다우면서도 낯선 장면 앞에서 나는 잠시 발길을 멈췄다.
이 할미꽃들이 공주에 도착한 나를 가장 먼저 반긴 존재였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내가 도착한 것이 분명했다.
많은 꽃들 가운데 화단에 심을 화초로 할미꽃을 고른 사람은 누굴까? 지금은 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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