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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시집 '그 여자네 집'은 1998년에 출판된 것이니, 거의 20년 전에 쓴 시들이다.
나는 그가 이렇게 이야기꾼이었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 책 속의 시들 중에는 스토리가 훤하게 그려지는 시들이 여러 편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힘을 모아 초가집을 짓는 이야기나 연정을 품은 여인을 살짝살짝 엿보는 이야기는 김용택시인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의 시는 마치 내 빰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는 손길같다.
그런 위로의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
다음은 이 시집 속에 있는 '푸른나무'란 시다.
푸른나무
나도 너 같은 봄을 갖고 싶다
어둔 땅으로 뿌리를 뻗어내리며
어둔 하늘로는 하늘 깊이 별을 부른다 너는
나도 너의 새 이파리 같은 시를 쓰고 싶다
큰 몸과 수많은 가지와 이파리들이
새상의 어느 곳으로도 다 뻗어가
너를 이루며 완성되는 찬란하고 눈부신 봄
나도 너같이 푸르른 시인이 되어
가난한 우리나라 봄길을 나서고 싶다
이 시를 쓴 때로부터 20년이 지난 오늘날, 김용택 시인은 바로 이런 시인이 되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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