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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상원사 뜰, 물길에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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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 뜰, 공양간과 기념품 가게 사이에 있는 물길이다.

넓은 절의 마당에 이렇게 잔디가 깔려 있고, 그저 물길이 흐른다.

그 물길, 끝에는 연잎을 받쳐든 청동으로 만든 소년 조각도 있는데, 키치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너무 멋있어서 이 아이를 사진찍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 아이와 사진을 찍고, 또는 이 아이만 사진에 담기도 하는데, 나는 못 본 척, 한번도 사진에 담지 않았더랬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이 아이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럴 때가 있다. 너무 멋져서 키치 같은... 

물길도, 연잎을 받쳐든 소년도, 너무 상투적인 아름다움에 질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끌리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다행히 물길이 시작되는 곳에 서 있는, 만든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동자스님은 아이에 어울리지 않은 점잖음과 근엄한 표정에 웃음이 나서 재밌다.

게다가 너무 오동통 살이 쪘다.ㅋㅋ

조각하신 분이 세월과 함께 비바람에 조금씩 깎일 것을 미리 계산하셨을까?

세월이 한참, 아주 한참 뒤에는  멋지고 잘 생긴 동자승이 되어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물길이 시작되는 동자스님 발치의 휘돌아 흐르는 물이 아름답다.

여기에 분수가 아니라 졸졸 작은 냇물이 있는 걸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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