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엔지니어의 공구 창고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여행중 메모



얼마 전에 방문했던 하늘풀님의 친구 아버님은 엔지니어시다.

옛날, 젊은 시절부터 기술자셨는데, 연세가 70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건재한 엔지니어라는 걸 

그분의 공구창고에 들어가서 확인했다.


아버님은 전기가 전공이라지만, 전기는 물론 목공과 기타 다양한 만들기에 열정을 가지고 계시다.

현재 살고 계신 집에는 옛날 과수원을 한 전주인이 사과창고로 썼다는 아주 넓고 시원한 부속건물이 딸려 있는데,

그곳이 아버님의 작업장이다.

밖에는 볕이 제법 뜨거운 날이었는데도, 어버님의 공구 창고 안은 시원했다.

아버님은 당신의 놀이터라고 그곳을 소개하셨다.



공구들이 너무 많고, 멋지다.

무엇보다 하나하나 사용하기 좋게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우리 눈에는 다들 똑같아 보이는데, 아버님 말씀에 다 다른 것들이고 무엇보다 다~ 필요한 것들이라고 하신다.



뭔지 이름도 알 수 없는 공구들이 엄청 많다.

어머님은 드리는 용돈을 모두 공구사는 데 쓰신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하셨다.^^



이것들이 다 어버님의 귀중한 보물이겠구나 생각하니, 모두 귀엽기만 하다. 

장인의 공구창고를 들어다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와~ 이런 기계적인 작업을 하는 것도 있다.

이런 건 정말 기술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분명해 보인다.



선반에도 찾기 좋게 나란하게 연장들이 정리가 되어 있다.


아버님의 이 공구들이 친구 부모님 댁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었다.

이분 못지 않게 만들기를 좋하했던 우리 아버지도 이만큼은 아니지만, 아끼시는 공구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병환으로 거동만 겨우 하시게 된 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공구들은 바로 녹이 슬어 형편없이 되고 말았다.

너무 금방, 녹으로 뒤덮혀 쓸모없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연장을 보았을 때는 가슴 한 켠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나로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연장들이 그냥 연장으로만 보이지 않았다. 

아버님이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이 공구들이 빛을 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