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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바느질방

'몽쁠리에역' 앞에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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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이걸 꼭 만들고 싶었었다.>

 

몽쁠리에 역 앞에는 강이 흐른다.

그러나 몽쁠리에에 강은 없다.

기억의 강

마음 속 추억의 강

 

프랑스 남불, ‘몽쁠리에’라는 도시에서

막 유학생활을 시작했을 때,

강이 없다는 사실은 내겐 지중해변의 풍광에도

충족되지 않는 답답함을 주었다.

그래서 더욱 서글프고 외롭던 시절,

 

역 앞,

발길 뜸한 한 켠,

‘수도국 조형물’ 아래, 촘촘히 박혀 있는

타일장식에 이끌려 다가가보니,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

그렇게 물방울 타일조각들은  이어져

강물로 흐르고 있었다.

 

발끝을 마주치며 눈을 감고

그 길을, 아니 그 강을 걸으면

찰랑찰랑 발목에 물이 잠기는 듯했다.

 

요즘은 다시 그곳을 생각한다.

언젠가, 꼭 다시 그때처럼

그렇게 그 길을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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