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서대 염불암 가는길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지난 겨울, 눈이 가득 쌓인 산길에서 오대산의 서대에 해당하는 염불암을 가는 오솔길을 찾기란 역부족이었다.

결국, 포기하고 봄이 되었다.

이번 5월 오대산 산행에서는 꼭 염불암에 가보고 싶었다.

그것은 염불암을 마지막으로 오대산의 오대에 해당하는 사찰을 모두 가보게 된다는 소박한 이유 때문이었다.

길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만큼, 이곳은 사람들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곳인듯 했다.

관광안내지도에조차 염불암은 표시는 되어 있지만, 탐방로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오대 중 유일한 곳이었다.

지난 겨울에 우리가 길을 찾지 못해 포기한 사실을 잘 알고 계신 민박집 사장님이 다시 찾기 쉽게 길을 알려주셨다.

아니다 다를까?

말씀해주신 곳에 닿자, 작은 오솔길이 비탈을 타고 산 기슭으로 이이져 있었다.

상원사에서 중대사자암으로 가는 길목에서 다리를 지나 왼편으로 나 있는 아주 작은 오솔길을 발견했다면, 

바로 염불암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나무 그림자들로 그늘이 짙고 볕이 잘 들지 않는 산길은 너무 덥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달려드는 날파리들이 신경을 자극했다.

웽웽거리며, 얼굴 주변을 맴도는 날파리들이 너무 많다.

풀이 많고, 음습한 산에는 늘 이런 아이들이 사는 것 같다.ㅠㅠ 

서대를 가는 길에는 정말 신기한 식물들이 많았다.

이 트리플 형태의 풀도 여기서 처음 본 것이다.

세개의 잎이, 세 줄기로 돋는 것(많은 경우!)이 모두 너무 신기했다.

서대 염불암 가는 길에는 특히 고사리가 정~말 많다.

마치 외국의 어떤 곳을 온 것 같은 이국적인 풍경이었는데, 그건 순전히 이 고사리들 때문이었다.

풀들이 어찌나 많은지, 길을 걷다가 우연히 산삼이라도 발견하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다.ㅋㅋ

잣송이를 부셔 놓은 존재는 다람쥐가 아니었을까?

부서진 잣송이와 흩어지 잣알들도 보고...

신경을 거슬리는 파리들을 손으로 쫓으며 한참 올라온 비탈길이 끝나자, 

볕이 잘 드는 평평한 오솔길이 키큰 전나무들 사이로 펼쳐졌다.

거의 다 온 것 같다. 

그렇게 당도한 서대 염불암 앞!

우웽~ @@

출입금지 표지판과 함께 높게 장작까지 쌓아놔 절대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해 놓았다.

이곳에 계신 분은 여기서 수련만 열심히 하고 계신 듯 했다.

아쉽지만, 장작너머로 보이는 염불암의 조각모습이라도 사진에 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염불암 가는 길이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내 생애, 오대산의 오대를 모두 다 가보는 행운은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미완으로 끝난 오대 방문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완성되었을 때보다 요즘은 이런 미완이 더 좋다.

완벽할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걸 이런 미완의 사건들 속에서 깨닫는다. 

그래서 서대 염불암을 들어가지 못한 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