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 천연염색

찌꺼의 바느질방



해 전, 가을 꼭 이맘 때 시장에서 산 치자 열매들이다.

햇빛 속에서 더 발갛게 고운 빛을 띠었던 이 치자를 가지고 염색을 했었다.


치자는 꼭두서니과 상록관목으로 남해안에서 주로 재배된다.

치자의 염액은 씨에서 나오는 것으로, 노랑과 파란 색소가 많이 들어 있다. 

염액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센불에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10~15분간 더 끓이는데, 15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옛날 삼베 수의에 치자염색을 했다고 하는데, 바로 치자가 가지고 있는 '항균력' 때문이다.


치자는 '직접성'이 높아 매염제 없이도 물이 잘 들지만, 또 잘 빠지기도 한다.

천연염색에서 '직접성'이란 매염제의 도움 없이 섬유에 물이 잘 드는 성질을 말한다.

치자는 동물성 섬유는 물론, 면이나 모시 같은 식물성 섬유에도 물이 잘 드는 염료이다.

그러나 역시 잘 빠지기도 해서, 치자 물을 들인 섬유는 매염처리를 했어도 얼마 못가서 물이 빠졌던 기억이 난다.



아주 고운 진노랑의 색상이 나오는데, 사실 노랑색이라면 양파껍질이나 괴화로 얼마든지 낼 수 있어서 치자는 잘 쓰게 되지 않는다.

더욱이 치자는 요리재료로 먹을 수 있는 것이라, 먹는 걸로 염색을 하는 건 좀 아깝다.

(치자는 타박상, 미열의 약재로도 사용되고, 물로 끓여 마시면 화를 잡아준다고 한다.) 

양파 껍질을 모아놓았다가 염색을 하면, 치자보다 더 멋진 노랑색을 얻을 수 있고 '견뢰도'(햇빛과 세탁에 견디는 강도)도 높아서 오랫동안 천연염색한 색상을 즐길 수 있다.


위 사진은 생초옥사에 치자를 물들인 것이다.

치자로 물들인 명주가 있었는데, 스카프를 만들어 친구에게 선물로 주고 생초옥사에 물들인 샘플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