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말로 ‘그랑드 쁠라주’(La Grande plage) 해변 이야기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생말로 성곽 바로 옆에는 ‘그랑드 쁠라주’(La Grande plage: 큰 해변)라는 해변이 있다.

‘그랑드 쁠라주’는 이름처럼 매우 길고 넓은 해변이다. 



해변에 들어서서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니, 탄성보다 먼저 숨이 크게 쉬어졌다. 

옛날 홍합을 양식할 때 썼던 나무기둥들이 촘촘이 줄지어 서 있는 해안에는 밀물이 시작되고 있었다.

 


‘생말로만’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기로 유명하다. 

보통 밀물의 높이가 7~8미터며, 춘분이나 추분에는 밀물의 높이가 13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바닷물은 조금씩 조금씩 해안으로 나를 밀고 있었다. 

밀려오는 바닷물에 젖지 않으려면, 모래사장 안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렇게 물이 들어오는 바닷가를 한참 걸어, ‘바르드 곶’(La pointe de la Varde)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가까이 보이는 ‘그랑드 해변’ 끝까지 내려갔다. 

바위들로 가로막혀 ‘바르드 곶’까지 가지 못하고 자리를 잡고 앉아 숨을 돌렸다. 

족히 한 시간 넘게 걸은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길, 밀물은 더욱 사납게 나를 해안 깊숙히 밀고 있었다.

해변을 걸으면서 보았던 밑둥이 다 드러나 있었던 나무 기둥들이 어느새 바닷물에 깊숙하게 잠겨 있었다.

그 장면을 보자, 더욱 빠른 걸음으로 발길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바닷물은 ‘그랑드 해변’을 거의 되돌아 나올 때 쯤에는 방파제 바로 앞까지 사정없이 몰아부쳤다.

결국, 너무 빠른 속도로 밀려드는 밀물에 쫓겨, 신발과 양말을 벗어 한 손에 들고, 또 한 손으로는 치마를 허벅지까지 올려 쥐고는 종아리까지 차오른 바닷물 속을 첨벙이며 뛰어나와야 했다.ㅠㅠ


물론, 나는 너무 오랜만에 깔깔깔 소리내어 웃었다.

"다~ 젖었어!!" 누가 듣거나 말거나 말을 알아듣거나 말거나...

혼자 큰 소리로 깔깔거리며 말했다.

손톱끝만큼 남은 모래톱에 숨을 고르며 앉아, 발에 묻은 물기를 말리고 모래를 털어내고 다시 신발을 신었다.   



그러고는 다시 성곽으로 올라와 내려다본 그랑드 쁠라주 해변은 바로 발치까지 바닷물로 가득차 있었다.


육지의 가장자리가 되었다가 섬이 되었다하는, 또 해변이 되었다가 물보라치는 바다가 되기도 하는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내는 ‘생말로만’의 풍경들 속에서, 

밀물에 밀려 맨발로 허겁지겁 해안을 벗어나고서야 생말로의 진정한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기회가 되어 생말로에 가게 된다면, 그때는 둑을 뒤덮는 집채만한 파도를 보고 싶다.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를 뒤집어쓰고는 깔깔거리는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