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옛날 성당 처마끝에는 하나같이 '갸르구이'(Gargouille)라고 불리는 '석루조'들이 달려있다.
지붕을 타고 내려오던 비가 건물에서 좀더 멀리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빗물받이 역할을 하는 석조구조물이다.
그런데 갸루구이들은 하나같이 괴물 같은 기괴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 사진 속 갸르구이들은 '조슬랭'(Josselin)에 있는 노트르담성당에 달려 있는 것이다.
들짐승을 닮은 야수같은 갸르구이들이 줄지어 매달린 이 모습 때문에 나는 조슬랭의 노트르담성당이 더욱 비장하게 느껴졌다.
괴물을 닮은 갸르구이들은 이렇게 귀여운 모습으로 형상화될 때도 있다.
얼굴을 움켜지고 절규하는 듯한 모습의 이 갸르구이는 '돌드브르타뉴'(Dol-de-Bretagne)의 생삼송대성당에 있는 석루조이다.
거대하고 웅장한 대상당의 위용에 비해 이 갸르구이는 귀여운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그러고 보면, 이 갸르구이는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을 닮았다.
실제로 생삼송성당의 이 갸르구이와 비슷한 형상을 한 갸르구이들을 나는 다른 데서도 여럿 보았는데, 뭉크는 어쩜 이들의 표정과 얼굴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장미가 넘치는 이 갸르구이는 렌(Rennes) 시내에 있는 한 성당에서 찍은 것이다.
생긴 모양을 봐서 이 갸르구이의 입에서는 빗물이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석루조뿐만 아니라 성당외벽에 달려있는 기괴한 형상의 석조물 전체를 갸르구이라고 통칭하는 것 같다.
괴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형상을 한 갸르구이들도 볼 수 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너무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지옥에 떨어져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일까?
이 갸르구이는 사람형상을 한 전형적인 빗물받이 형태이다.
역시 렌의 한 성당에서 찍은 것인데, 입부분에 빗물로 인해 피어난 이끼로 덮혀 더 기괴하고 무섭게 느껴진다.
귀여운 이 아이들은 지금은 극장으로 쓰이고 있는 역시 렌의 옛날 성당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맨들맨들하게 단 돌조각이 한눈에 봐도 엄청 오래된 성당이라는 걸 느끼게 해 준다.
이 갸르구이들의 형상은 돌드브르타뉴 생삼송대성당의 얼굴을 움켜진 갸르구이들을 닮았다.
이 사진들은 '플로에르멜'에 있는 성당에서 찍은 것이다.
플로에르멜이라는 도시는 아주 작은 도시였는데, 이 유서 깊은 성당으로 인해 '영적인 도시'로 불리는 곳이다.
옛날에 교황 요한바오로2세가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이 성당을 방문하러 플로에르멜에 왔을 정도로 가톨릭에서는 중요한 성당인 모양이다.
이 성당의 갸르구이들은 하나같이 너무 무섭고 기괴하게 생겼다.
그러나 그 형상이 무척 예술적이라는 느낌도 부인할 수는 없다.
아래 오른쪽 갸르구이는 인간을 끌고 가는 무서운 괴물도 보인다.
이런 형상의 갸르구이를 보면서 산 과거 사람들은 죽으면 이런 형벌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죄를 지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