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줄해진 면코트로 에코백 만들기

찌꺼의 바느질방


이 옷은 수년전에 사서 잠깐을 입은 '데시구엘'(Desigual) 면코트이다.
면이라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한철을 입고 세탁기에 탈탈 돌려 빨았는데...
완전히 망가져 솜뭉치가 되고 말았다.ㅠㅠ
도저히 입을 수 없게 된 후줄근한 이 옷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러고도 한참을 옷장에 그대로 쳐박아 놓았더랬다.
버리기는 너무 아깝고 도저히 입을 수는 없고...
면은 여전히 새옷처럼 톳톳하고 좋았다.
나는 우선 옷을 솔기대로 뜯었다.
뭐든 새로 만드려면, 솔기대로 뜯어야 한다.



뜯어놓으니 조각들이 한가득이다.
조각을 붙여 만든 코트답게 작은 조각들이 너무 많다.



코트주머니를 이용해, 간단한 귀중품을 담을 속주머니도 만들었다.
단추도 코트의 단추를 그대로 이용!
단추와 천이 아주 잘 어울린다.



그리고 완성한 에코백 하나!
나는 코트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애썼고 코트의 장식들을 이용해서 멋을 냈다.
중앙의 단추도 조금 삐뚤게 변화를 내 보았다.



이건 반대편!

끈 역시 옷의 조각들을 이어붙여서 만들었는데, 끈을 만드느라고 조금 고생을 했다.
그래도 몸통과 같은 천으로 만든 끈이 가방에 잘 어울려 만족스럽다.



코트를 분해한 것이다보니, 천이 많기는 하다.

그래서 심플한 에코백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었다.
마침, 하늘풀님은 이런 심플한 것이 좋다며, 남은 천들 중 비교적 큼지막한 것들을 이용해 에코백을 만들어달라고 한다.
중간에 네모칸은 ㄷ자로 잘린 천의 구멍을 가리려다가 만들게 된 것인데, 이걸 보고 하늘풀님은 여기에 이름을 새기겠단다. 

하늘풀님은 그녀의 이니셜, Shin자를 아주 거친 아우트라인 스티치로 놓았다.
검정과 흰색실을 이용해 나름 애를 써가며 멋을 냈다.
일부러 거칠게 놓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엄청 투박한 글씨가 도리어 가방과 너무 잘 어울려, 하늘풀님이 놓은 이름을 보면서 '화룡점정'이 이런 거구나 생각했다.
이름을 수놓으니, 가방이 훨씬 산다.
이에 한껏 고무된하늘풀님은 가방 손잡이마다 단추를 달겠단다.
단추까지 다니, 에코백이 훨씬 귀여워졌다.



반대편에는 색깔과 크기를 달리해가 단추를 달았다.

코트로는 못입게 된 옷이 재탄생되어 다행이다.
날씨가 더워지니, 이제부터는 이 가방을 들고 다녀야겠다며, 하늘풀님은 무척 즐거워했다.
나도 은근히 기분이 좋다.
한참 동안 가방으로 잘 쓸 수 있겠다.
에코백 두 개를 만들고 났더니, 아주 작은 자투리조각들만 조금 남기도 다 썼다.
이제 코트 속에 상표로 붙어 있는 데시구엘 로고가 새겨진 화려한 수가 놓인 조각이 하나 남았을 뿐이다.
그걸로는 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