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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해외여행

보행자를 생각하는 프랑스의 렌(Ren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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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서북부에 위치한 '렌'(Rennes)은 브르타뉴의 네 개 지역의 하나인 ‘일에빌렌느’(Ille-et-Vilaine)의 중심지면서, 브르타뉴의 수도이기도 하다. 
렌의 도심은 개인승용차의 진입이 제한되어 교통량이 많지 않아서 걸어다니며 구경하기가 좋다. 
렌 시내가 활기있으면서도 느긋하게 느껴지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 
덕분에 사람들은 넓게 자리한 광장을 느릿느릿 가로지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산책할 수 있다. 

사진속 건물은 렌의 시청이다. 
시청앞에는 넓은 광장이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자동차는 물론, 버스까지 진입이 금지된 완전한 보행자들의 광장이다.
사진을 찍은 날은 평일 이른 아침이라 한산한 풍경이었는데, 오후가 되면 이곳은 사람들로 넘친다.
실제로 프랑스의 많은 도시의 중심가에는 이처럼 커다란 광장들이 있지만, 자동차의 진입이 완전히 금지된 곳은 그리 흔하지 않아,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장소이다.

시청 맞은편에 있는 '테아트르'라고 불리는 공연장 건물이다.
오페라나 클레식연주, 고전적인 연극들이 열리는 곳은 바로 이곳이다.

시청에서 '생딴느(Sainte-Anne)광장'으로 이어지는 이 길도 보행자 전용도로이다. 
렌 도심에는 이런 식의 완전한 보행자 도로들이 촘촘하게 이어져 있다.
물론, 버스가 다니는 도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길 옆으로는 버스가 다니는 도로도 있다. 
렌은 버스를 제외한 개인승용차는 도심 안으로 절대로 진입할 수 없다. 
도심으로 들어오려면, 개인 자동차는 도심 주변의 대형 유료 주차장에 주차를 시켜 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 도심 둘레에는 대규모 주차장들이 여러 개 마련되어 있고, 각 주차장에 얼마나 빈자리가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안내판들이 근처 도로마다 설치되어 있다. 

한편, 도심 지하로는 지하철도 다닌다.
자동차의 진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해서 서민들이 볼일을 보러 다니기가 불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렌의 이런 시정책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자가용의 진입을 금지시킨 정책으로 인해, 도심의 상점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경제적인 이익과 환경의 문제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상황속에서 렌의 정책이 어디로 갈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다만, 보행자 전용도로 위에 펼쳐져 있는 카페테라스에 앉아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바라보며, 차 한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 도시 사람들의 생활이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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