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한 화장품 상점의 매대에 펼쳐져 있던 매니큐어 더미를 찍은 것이다.
매니큐어가 가득 쌓여 있는 이 정물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나는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켰다.
그러나 알록달록한 매니큐어가 예쁘기도 했지만, 뭐라 말할 수 없는 불쾌감을 담은 엽기적인 아름다움을 불러일으켰는데,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사진은 아주 오랫동안 그저 내 사진첩에 틀어박혀 있었더랬다.
그러다가 듣게 된 국카스텐의 '매니큐어'라는 노래는 내가 느낀 매니큐어의 그 묘한 느낌의 실체를 분명하게 해 주었다.
하현우가 작곡, 작사를 한 '매니큐어'에서 '메스꺼운 색'이라거나 '음흉한 환상'과 같은 구절은 매니큐어의 퇴폐스러운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것 같아 마음에 든다.
게다가 노래 가사보다 리듬과 멜로디에서 매니큐어의 인공적이면서도 천박한 아름다움을 더 멋지게 표현했다는 인상이다.
특히 중간 중간, 예를 들어 '아무리 감추려 해도(오~ 오~ 오~ 오~)'나 '손짓으로 또(또~ 또~ 또~ 또~)'
이런 식으로 허밍(humming)이 결합된 부분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매니큐어 가사를 잘 익혀서 국카스텐 콘서트장에서 노래를 따라 불러야겠다.^^
매니큐어
보잘것없이 갈라져 버린 이 리듬은
스스럼없이 마시고 버리고
무관심하게 흘러내린
뒤섞여버린 그 모습은 뒤틀린 채로 웃네
그대의 모션은 더러워
그대의 냄새는 지겨워
아무리 감추려 해도
비집고 나오는 손톱은
으스러진 몸을 긁어와
우아한 손짓으로 또
이리 오라고 얘기하네
메스꺼운 색으로 이미 한쪽 눈을 잃어버린 괴상한 소리로 우는 넌
음흉한 환상에 사정없이 너를 몰아세우고 끔찍이 우는 넌
그대의 모션은 더러워
그대의 냄새는 지겨워
아무리 감추려 해도
비집고 나오는 손톱은
으스러진 몸을 긁어와
우아한 손짓으로 또
이리 오라고 얘기하네
너를 숨기고 이렇게
너를 따라와 이렇게
나를 버리고 이렇게
너를 훔치지 이렇게
나를 숨기고 이렇게
너를 따라해 이렇게
나를 버리고 이렇게
너를 훔치지 이렇게
너를 숨기고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