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호흡하는 우리동네 생활예술

안양에서 살기

​우리 동네 안양에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3년에 한번씩 대대적인 행사를 한다.

이 행사를 통해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이나 생활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시설에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들이 동네 곳곳에 세워진다.

나는 특히,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예술가의 상상력이 결합되어 아름답게 만들어진 것들을 좋아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다.

이건 한 아파트 단지 사이에 난 보행자 전용 도로에 채양으로 세워진 것이다.

천장이 되어 있어서 비가오거나 눈이 올 때도 좋지만, 한여름에는 햇볕을 가려줘서 그늘을 만들어준다.

이 작품의 제목은 오색찬란한 하늘 아래 산책길(Passages under a Colored Sky)로 프랑스의 다니엘 뷔렝(Daniel Buren)의 작품이가고 한다.

다니엘 뷔렝은 줄무늬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로 특정한 공간에 작품을 설치하고 개입하여 관람자가 인식하지 못했던 요소들을 보여주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알록달로 채색된 유리가 바닥에 비춰서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준다.

그런데 이 작품은 기존에 있던 장미넝쿨 터널을 제거하고 설치한 것이라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오색찬란한 빛을 드리운 채앙이라고 해도 장미터널이 더 좋지 않았을까?

​​이 조각은 평촌시립도서관앞 광장에 세워진 작품이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조각은 단순한 예술품만은 아니고, 자전거거치대를 겸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름도 '자전거 스테이션'(Bike Station)으로, 우리나라 '오인환'이라는 작가의 작품이다. 

작품설명에 따르면, 이용객의 자전거를 거치하는 방법에 따라 매번 다르게 변하는 조각으로, 작가가 평촌을 돌아보며 지역 구성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자전거를 거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시민들의 창의성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작품으로 제안했다고 한다.

이 작품이 세워진 초창기 몇 년까지만 해도 여기에 자전거를 세우는 사람들이 적었는데, 몇 년이 지나면서 이 거치대는 자전거로 가득 차게 되었다.

처음에는 조각품에 자전거를 걸어놓는다는 것에 어색함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이 거치대에도 자전거를 편하게 세우고 있다.

그러고보면, 작가의 의도, 시민들이 자전거를 세우는 방식에 따라 작품이 변하는 그 목적은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오인환 작가에게 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실용적이면서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이런 조각품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작품은 '도시 파노라마를 위한 스트리트 퍼니쳐'라는 네델란드 작가 '가브리엘 레스터'의 작품으로, 벤치를 겸할 수 있는 예술작품이다.

무척 예술적으로 보이면서 편하게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벤치들이 넓게 펼쳐진 조각품이다.

그러나 이 벤치에는 사람들이 별로 많이 앉아 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건 이 작품의 위치 탓도 있다.

그다지 사람들의 보행이 많지 않는 곳에, 그것도 햇볕이 너무 쨍쨍 내리쬐는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좀더 시민의 왕래가 많은 그늘에 만들었다면, 이 벤치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록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을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안양의 공공예술프로젝트의 작품들은 외국 작가의 작품보다 한국의 작가의 작품들이 훨씬 공간과 시민들의 생활을 잘 살펴서 만든 것 같다.

단순히 외국의 유명 작가의 작품을 유치했다는 성과주의가 아니라, 진정으로 시민들의 생활 깊숙히 들어와 함께 호흡하는 공공예술작품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발랄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이 세워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