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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천개의 바람이 되어' 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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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우리 동네 시립도서관 책꽂이를 장식하는 시를 찍은 것이다.

시립도서관 자료실에는 이렇게 책꽂이들마다 시가 한 편씩 적혀 있어서 그 시들을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 가운데 존재하는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의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는 세월호 추모곡으로 화제가 되었던 임형주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와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사진을 찍어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천개의 바람이 되어'의 원작이 되는 시가 바로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란다.

이 시는 이미 2002년 9.11테러 1주기 추도식에서 낭독되어 세계로 널리 알려졌고, 일본 작곡가 '아라이만'이 멜로디를 붙인 것을 임형주가 다시 한국어로 개사, 번안한 것이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가 되었다고 한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의 작가가 누구인가하는 점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가 지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꽃집을 운영하던 미국인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가 2차 대전 당시 유럽에 살고 있던 어머니 사망소식을 듣고도 장례식에 갈 수 없었던 유대인 이웃을 위로하기 위해 써준 것이 바로 이 시이다.

그는 이 시를 통해 깊은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는 추모하는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죽은 사람'이 추모자를 위로하는 내용을 지니고 있어, 더 큰 울림과 감동을 준다고 평한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난 거기에, 잠들어 있지 않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되어 흘러다니고

눈송이 되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며

햇빛 되어 익어가는 곡식들을 비추고 있어요


당신이 아침의 고요 속에서 깨어날 때,

나는 가을비 되어 내리고 있어요

아름답게 원을 그리며 나는

새들의 날개 짓 속에 있으며

밤 하늘 별빛 되어 빛나고 있어요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난 거기에 잠들어 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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