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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회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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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회화나무의 계절이다.

7월, 8월 두 달 동안은 회화나무에 노란 꽃이 핀다.

우리 동네에는 회화나무로 가로수가 되어 있다.

여름에는 회화나무에서 마치 꽃비처럼 떨어지는 꽃송이들 위를 걸어다니는 것이 좋다.


볕이 잘 들지 않은 곳은 요즘 꽃이 피기 시작히기도 한다.

오늘은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마침 막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회화나무꽃을 가까이서 보게 되었다.

회화나무는 예로부터 선비의 집에 심었고, 정승이 되면 임금님이 선사하는 나무가 회화나무이다.

회화나무를 집에 심으면, 학자가 배출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아이들이 큰 인물이 되길 바란다면, 집 뜰에 회화나무를 심길 바란다.

다행히 우리 아파트 단지 안에는 회화나무들이 여러 그루 있다.ㅋㅋ 


게다가 회화나무는 쓸모도 많은 식물이다.

회화나무 꽃봉우리는 천연염색 재료로도 유명하다.

이 꽃봉우리를 '괴화'라고 부른다.

어떤 연유로 회화나무의 꽃을 '괴화'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꽃봉우리를 불에 볶은 후, 다시 물에 끓여서 염료를 추출한다.

나도 직접 괴화를 따서 염색을 해본 적이 있는데, 신선한 꽃봉우리로 염색을 하니 염료로 팔고 있는 것보다 색감이 더 맑고 환했다.


괴화염색으로는 아주 밝고 환한 노랑색과 카키색을 얻을 수 있다.

알루미늄(AI)을 매염제로 썼을 때는 노랑색을, 철(Fe)을 매염제로 썼을 때는 카키색을 띤다.

특히, 모시를 초록이나 연두색으로 염색하고 싶을 때, 쪽으로 파랗게 물을 들인 뒤 괴화(노랑)로 물을 들인다.

그러니, 회화나무는 천연염색에서도 쓸모가 무척 많은 재료이다.


군데군데 꽃송이에는 벌써 지고 콩꼬투리 같이 생긴 열매들이 달리기도 했다.

이 나무를 본 곳은 한 구름다리 위에서이다.

손을 뻣으면 닿는 회화나무 꽃송이들이 엄청 많다.ㅎㅎ

'언젠가 괴화염색을 하고 싶을 때, 이곳에서 꽃봉우리를 따야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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