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팔꽃은 현재 내 침실 창가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나팔꽃을 기르고 있는데, 창에 쳐 놓은 갈대발을 넝쿨을 이루며 덮어 시원한 느낌을 주어 즐겁다.
게다가 꽃을 피워 여름내내 행복감을 선사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1년생 나팔꽃은 가을에는 씨를 남기고 모두 죽어서 사계절 내내 신경쓰며 돌보지 않아도 되니 힘들지도 않다.
넝쿨을 이루며, 한없이 위로 올라가던 나팔꽃이 7월로 들어서자 한송이 두송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하트모양의 큰 잎을 가지고 있는 이 나팔꽃은 애기나팔꽃이다.
파란색 꽃을 피우는데, 꽃이 작다.
요즘은 아침마다 두송이, 세송이 반갑게 꽃을 피운다.
나팔꽃들은 어찌나 아침 일찍 피고 금방 지는지, 꽃을 보기 위해서라면 일찍 일어나야 하는 단점이 있다.
어제는 오랜만에 나팔꽃들을 보았다.
며칠전 피었다가 진 나팔꽃 하나는 이렇게 튼튼하고 잘생긴 씨방을 맺었다.
씨앗을 받았다가 내년에 심으면, 또 이렇게 멋진 나팔꽃 덩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팔꽃은 어처구니 없는 데에 꽃봉우리를 맺기도 한다.
이 아이는 어쩌다가 창 안 그늘에 꽃봉우리르 맺은 걸까?
이 사진은 오늘 낮의 상태를 찍은 것이다.
보통, 아침에 피는 나팔꽃이 그늘인데다가 날씨까지 흐리니까 낮이 되서야 꽃봉우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나팔꽃이 좀더 환하게 느끼도록 오후 내내 방에 불을 켜놓고 꽃이 피기를 기다렸다.
그러고는 간격을 둬가며, 나팔꽃이 벌어지는 광경을 사진에 담았다.
조금씩 조금씩 꽃봉우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더 피지 않고 꽃 가장자리에 붉은 색깔이 돌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늘풀님의 말이 이건 꽃이 지기 시작할 때 띠는 빛깔이란다.
아직 활짝 피지 않았는데, 시들기 시작하는 거라니 마음 너무 아프다.ㅠㅠ
앞의 사진보다 꽃송이가 조금 더 벌여졌다.
그러나 붉은 빛은 더 짙어졌다.
그러다가 얼마 뒤, 완연한 붉은 빛 꽃 전체를 감쌌다.
그러고는 이렇게 오므라들기 시작하는 거다.
꽃은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 뒤 더 오므라든 모습!
그러고는 완전히 작아졌다.
이것들은 약 6시간 동안 조금씩 간격을 두고 찍은 사진들이다.
활짝 핀 나팔꽃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날씨가 흐린 덕에 변화되는 과정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이 사진은 창 안에 맺힌 또 다른 꽃봉우리!
이건 며칠 뒤에는 꽃을 피울 것이다.
이 꽃이 필 때는 꽃이 피는 과정을 보지 못하더라도 햇볕이 좋아서 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기도라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