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열어보니, 깻잎이 10여장 남았다.
그냥 두면 시들 것 같고 뭔가 요리를 하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다.
나는 이 깻잎으로 계란말이를 하기로 했다.
달걀말이를 할 때, 김을 넣어 말면 맛있는데 김보다 더 맛있는 건 깻잎이다.
김은 질긴데 반해, 깻잎은 전혀 질기지 않아 좋고, 계란과 함께 야채를 풍부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계란의 비린 맛을 깻잎 향이 잡아준다.
깻잎 10여장을 위해 푼 달걀의 양은 세 개!
달걀은 이것보다 더 많아도 되지만, 적으면 잘 말아지지 않는다.
불을 가장 낮게 낮추고 약간 밑이 익고, 위는 아직 익지 않았을 때 깻잎을 놓는다.
옛날에는 깻잎 서너장을 넣어 계란을 말아보았는데, 너무 깻잎 양이 적어서 별로 맛이 없었다.
깻잎을 듬뿍 넣어서 계란말이를 하면, 훨씬 깻잎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맛있는 달걀말이를 즐길 수 있다.
달걀 윗부분이 익기 전에 서둘러서 달걀을 말아 준다.
넓은 뒤집개와 나무 젓가락을 이용해서 위 사진처럼 차곡차곡 말아준다.
얼른 달걀을 만 뒤에는 계속해서 가장 낮은 불에 달걀 속과 깻잎을 익힌다.
뒤집어가면서 노릇노릇 익힌다.
그러고는 도마에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깻잎은 너무 푹 익지 않고 맛있게 숨이 죽은 정도이다.
계란은 안까지 잘 익었다.
달걀만 이용해 계란말이를 했을 때보다 훨씬 맛있고 만들기도 쉽다.
양파나 당근을 이용해 계란말이를 할 때는 다지는 수고를 해야 하는데, 깻잎은 그냥 통채로 올리니까 시간도 노력도 절약된다.
그러나 맛과 영양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요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