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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꼬끌리꼬 핀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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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렌의 한 오래된 농가 옆 공터에서, 2013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한 이듬해 봄,  내가 살던 집 근처 들판에서 나는 마치 모네의 그림과 너무나 닮은 풍경에 놀란 적이 있다.

빨간 꼬끌리꼬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그 풍경을 보면서, 그 들꽃을 키워보겠다며, 화분에 담아오기도 했던..

그러나 그 꽃은 바로 시들어버렸다.

그래서 늘 그 꽃을 보기 위해선 들로 나서야 했고, 햇빛 아래 서 있어야 했다.  

 

나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내 인생의 걸작'을 퀼트로 만들고 싶다.

그 제목은 "꼬끌리꼬 핀 들판"이 될 것이다.

'세상에는 아무리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

이건 꼬끌리꼬와 관련된 경험을 통해 내가 깨달은 바다.

 

나는 그저 아마추어 퀼터지만,

언젠가 꼭 그 작품을 만들 생각으로 즐겁다.

아니, 그 작품은 내가 만들고 있는 볼품 없는 많은 소품들 속에, 어쩜 벌써 이들 속에서 완성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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