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에 있는 가톨릭청년회관에는 '다리텃밭'이라는 옥상에 마련된 텃밭이 있다.
학술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간 가톨릭청년회관 로비에서 옥상에 텃밭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모임 장소로 가던 발갈음을 돌려 옥상텃밭부터 갔다.
옥상텃밭 입구에는 이곳에서 벌이는 활동들을 재밌는 사진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에 붙어있는 설명서를 통해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공간은 2012년 가톨릭청년회관-다리와 여성환경연대, 마리끌레르 매거진, 아비노 코리아의 협력으로 조성되었습니다.
현재는 지역의 청년들이 자급적 삶의 기술로서 농사를 배우며 도심속 텃밭공동체 공간으로 함께 가꾸어 가고 있습니다.
옥상 텃밭에 발을 들여놓으니, 싱그러운 채소들과 꽃들이 옥상에 가득하다.
도시의 옥상이 이렇게 아름답게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손바닥보다도 큰 푸른잎을 단 호박덩굴이 성큼성큼 발길을 뻗고 있다.
군데군데엔 앉아서 텃밭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 더 편안한 인상이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뭐든 화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배울 수 있었다.
텃밭을 대신할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화분들도 많지만, 안쓰는 물통, 플라스틱 양푼, 비닐자루 등의 다양한 재료들이 화분으로 쓰이고 있었다.
이렇게 마대자루에도 흙을 담아 채소를 심었다.
이건 플라스틱 파이프이다. 난간에 길게 걸려있는 이 파이프 화분은 옥상에 아주 잘 어울리는 아이디어 화분이다.
파이프만 있다면, 나도 흉내를 내보고 싶은 화분이다.
기회가 된다면, 아파트 난간이나 창틀에 이런 화분을 달고 싶다.
이건 항아리 반쪽에 심겨진 근대이다.
일부로 화분으로 쓰려고 항아리를 자른 것 같다.
옆에 있는 다른 반쪽 항아리 화분에서는 케일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비닐백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욱!
화분이 없어서 텃밭을 못한다는 건 핑게가 될 것 같다.
이 텃밭을 보니, 햇빛만 충분한 공간이 있다면 어디서든 텃밭을 꾸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다리텃밭에서 텃밭을 돌보는 회원들과 함께 여기서 생산된 야채들로 요리를 해 맛있게 먹는 여러 행사를 벌이고 있다.
회원이 된다면, 농사교육은 물론 작물재와 납품, 판매, 가공품 개발등의 활동들에까지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