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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동치미 담그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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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김장을 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동치미를 담기로 했다.

동치미를 만들어 본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통무를 이용해 김장용 동치미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린 시절 겨울마다 맛있게 먹었던 어머니의 동치미 맛을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만드는 법은 모른다.ㅠㅠ

나는 팔순을 바라보고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그러고는 어머니의 래시피대로 동치미를 담갔다.

어머니의 래시피에 의하면... 

무를 넣기 전에서 야채들을 김치통 바닥에 깐다.

가장 먼저 대파를 길게 잘라 넣고, 생강도 편을 떠서 깔았다.   

어머니는 배를 꼭 넣으라고 하셨다.

배는 껍질은 까고 속은 파지 말라고!

가르쳐 주신 대로 배 하나를 토막내어 담고...​

​그 위에 여린 청갓도 뚜벅뚜벅 잘라서 넣었다.

통마늘 몇 쪽을 넣는 것도 잊지 말자!

​그러고는 깨끗하게 손질한 무를 야채들 위에 놓는다.

어머니께서 중요하게 강조하신 것 중 하나는 무 이파리는 누렇잎들만 떼어내고 나머지는 그대로 잘 붙여놓으라는 것이었다.

국물의 시원한 맛을 증가시켜주고 동치미를 먹을 때 곁들이면 맛도 좋다는 게 이유다.

그러고 보면, 어머니의 동치미에는 무청의 푸른잎이 늘 몇 가닥 곁들여져 색깔이 예뻤다는 생각이 났다.


나는 통무 위에 소금을 척척 뿌린 채 12시간 이상 추운 베란다에 내놓았다.

그러고는 생수를 김치통 가득 넣고 무가 떠오르지 않게 돌로 눌러, 며칠 그대로 밖에 놓았다가 거품이 뽀글뽀글 생기는 것을 확인하고는 냉장고에 넣었다.

소금간은 짭짤한 정도!

너무 싱거워도 김치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몇번 맛을 봐가며, 어머니의 동치미 맛을 더듬으며 물을 넣을 때 소금을 약간 더 첨가했다.

김치를 담글 때, 정확한 양의 소금을 계량하기란 너무 힘들다.

항상 숙련의 기간이 필요하다.

동치미와 관련해서는 초보이니, 좀더 연습을 해야 할 듯!


현재는 냉장고 속에서 동치미가 익어가고 있다.

나는 시원한 동치미 맛을 위해서 어머니가 말씀하신 것보다 하루 일찍 냉장고에 넣었다.

경험상 완전히 숙성되었을 때보다 그 전에 냉장고에 넣어,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것이 신맛이 덜한 시원한 맛의 김치가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금은 맛난 동치미를 기다린다.

냉면을 말아 먹으며,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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