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연대앞 신촌거리를 자주 가고 있다.
신촌에 와본 건 정말 오랜만이다.
젊었을 때, 여러 이유로 연세대앞 신촌거리에 올 일이 많았다.
당시, 신촌은 단연코 젊은이들의 거리였다.
연세대에 다니지 않더라도 신촌에서 친구들과 만날 약속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그 세월을 훌쩍 빠져나와 연세대로 향하는 신촌거리를 걷는데, 여전히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풍경이 가슴을 뛰게 한다.
젊은이들로 가득한 거리가 주는 명랑함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신촌은 너무 변한 모습이다.
옛날에 있었던 낮고 작은 건물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모두 새로 지은 높은 빌딩들뿐이다.
그런만큼 거리의 상점들도 젊은이들의 발랄함이 엿보이는 건 하나도 없고, 모두 대기업의 플렌차이즈나 체인점들뿐이다.
건물도 상점도 모두 너무 변했다.
그런 중에도 마음에 드는 변화는 거리 중간에 보행자 전용공간이 생긴 것이다.
길지는 않지만, 나무판자로 데크가 짜여 있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공연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날은 날씨가 조금 추운 탓에 여기에 앉아 있는 이들은 볼 수 없었지만, 날씨가 좋다면 잠시 앉아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보행자 전용도로는 도로 건너편으로 다시 이어진다.
현대백화점 광장을 면해 있는 이곳도 차가 다니지 않는 거리가 짧게 이어져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 앞 광장은 젊은이들의 공연장이기도 한 모양이다.
내가 볼일이 있어서 갈 때마다 광장에서는 젊은이들의 공연이 늘 열리고 있었다.
이 피아노는 지하철역 가까이 있는 '홍익문고' 앞에 있는 것이다.
여기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들을 여러 번 보았는데, 마침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간 날은 안타깝게도 피아노 앞엔 아무도 없었다.ㅠㅠ
이 피아노는 홍익문고에서 내놓은 것이었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줄 요량으로 놓은 피아노인 듯 했다.
모두 마음에 드는 변화들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는 건 기쁘다.
그 중 하나가 '홍익문고'!
'언제적 홍익문고인가?'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건재한 서점이 너무 반가웠다.
동네서점들이 모두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홍익문고가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건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기억속에는 없지만, 분명 옛날에도 존재했을 것 같은 작고 귀여운 건물을 발견!
옛날에는 이렇게 작고 낮은 상점들이 거리에 옹기종기 있었다.
독수리다방도 여전히 존재한다.
나는 독수리다방을 들어간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워낙 이 거리에서 유명한 다방이어서 이름을 알고 있는데, 건물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같은 이름의 카페가 존재한다는 것만도 즐거웠다.
그리고 굴다리 위, 기차!
저 철교 밑 굴다리를 지나면, 바로 연세대학교이다.
여전히 철교가 존재하고 그 위로 기차가 달리고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이 깃든 장소에 오면, 자꾸 옛날 풍경을 찾으려 하고 변하지 않은 모습에 감동하게 된다.
이번에 신촌에서도 나를 가장 감동시킨 건 철교위로 달리는 기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