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둘레를 걸을 수 있는 인왕산 자락길 중에는 윤동주 시인의 추억이 담긴 '시인의 언덕'을 따라 오를 수 있는 노선이 있다.
부암동 윤동주문학관 바로 옆으로 설치되어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시인의 언덕'이라는 작은 언덕이 있다.
계단 옆에 이정표가 눈에 잘 띄게 설치되어 있어서 오르는 길을 찾기가 쉽다.
좀 높다 싶은, 제법 많은 계단을 올라갔다.
마침내 도착한 시인의 언덕에는 하얗게 핀 이팝나무 꽃들이 반갑게 반기고 있었다.
내가 시인의 언덕을 갔을 때는 이팝나무 꽃들이 만개한 5월 맑은 날이었다.
넓직한 언덕에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가 쓰여진 시비도 있다.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를 다니던 당시, 이곳 부암동에서 살았고 가끔 이 언덕에 올라와 바람을 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장소이다.
조선시대 유명화가인 정선은 '장안연우'라는 작품을 그렸는데, 그 그림이 바로 이 장소에서 바라다 보이는 서울 풍경이라고 한다.
그것이 표시되어 있는 안내판도 있다.
서울의 풍경이 정선이 그림을 그렸던 때와 너무 변하긴 했다.
한 옆으로 한양도성이 위치해 있는 시인의 언덕은 서울의 명소가 될 만한 곳이다.
이 언덕을 따라 한양도성을 끼고 인왕산자락을 좀더 걸어도 좋을 것 같다.
시인의 언덕은 서울에 존재하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이다.
윤동주문학관만 해도 관람객들로 복잡한 느낌이었는데, 몇 발짝 안된 위치의 시인의 언덕은 참으로 고즈넉한 느낌이다.
일행이 밑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안타깝게도 시인의 언덕에 오래 머물러 있지는 못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이 언덕에서 한참 동안 앉아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