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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추억의 '딸기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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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관악산자락에 있는 '자연학습장'에 딸기밭이 있는 줄은 며칠전에 알았다.

볕이 잘드는 넓은 밭에 딸기들이 한뼘씩 넝쿨을 뻗으며, 넓게 자리해 있었다.  

​군데군데 올망졸망 딸기들이 빨갛게 익었다.

나는 사진을 찍다말고 손을 뻗어 잘 익은 딸기를 몇알 따 먹기도 했다.

맛이 좋다~@@ 

​이 딸기들은 탐스럽기는 한데, 손이 닿지 않는다.ㅠㅠ

농익어 곧 떨어질 것도 같은데, 아쉽지만 포기하고 사진만 찍었다.

옛날 어린 시절 우리집 뒤란에도 딸기들이 있었다.

부모님은 뒤뜰 텃밭에 다양한 채소를 조금씩 키워 식탁을 풍부하게 채우셨다.

그들 중에는 딸기도 두 고랑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집에 있던 딸기는 맛있는 품종은 아니었던 것 같다.  ​

그래도 봄마다 텃밭에서 딴 시큼한 딸기를 몇알 맛보는 건 우리들에게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넝쿨을 뻗어 조금씩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는 딸기넝쿨을 아버지는 부지런히 제거하셨다.

그런 아버지께 나는 "제발 딸기가 더 많아지게 그냥 놔둬 달라!" 졸랐는데, 아버지는 "안된다!" 하셨다.

딸기는 일년내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딱 이맘때 한 철만 먹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봄가을, 계절을 달리해 가며 수확하는 다른 채소들에 비해 너무 땅을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초등학생인 내게도 아버지의 설명은 무척 그럴듯하게 들렸다.

그 뒤로 나는 더는 조르지 않았고, 아버지도 우리를 위해 딸기밭 두 고랑은 늘 간직해 주셨다. 

벌써 한참 전의 일이다.


빨갛게 딸기가 익은 딸기밭을 보니, 어린 시절 우리집 딸기밭이 떠올랐다.

관악산 이곳 자연학습장 딸기밭에는 아직 빈 공간이 많아, 딸기들이 더 힘차게 줄기를 뻗어도 되겠다.

햇볕좋은 6월 오전, 산을 오르다 말고 나는 딸기밭을 떠나지 못한 채 잠시 추억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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