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배운 건 핀쿠션을 만드는 것이었다.
퀼트를 할 때, 항상 필요한 핀과 바늘을 꽂기 위함도 있겠지만...
우리 선생님 말씀이, 퀼트의 가장 기본적인 패턴인 '나인패치'를 배우고 한 타임 안에 기초적인 퀼팅법까지 익힐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선생님 말씀처럼 핀쿠션은 이 작은 소품 안에 나인패치는 물론, 바람개비 솔기 꺾기와 퀼팅, 마무리 바느질까지 모두 배울 수 있다.
또 처음부터 퀼팅을 할 때, 선생님은 힘들더라도 바늘땀을 한번에 2~3개씩 꼭 뜨도록 시키시면서 이렇게 연습해야 나중에 숙달이 되면 한번에 바늘땀을 많이 뜰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이 정말 맞아서 나는 요즘은 한번에 3~4땀은 너끈히 뜬다.
처음에는 삐뚤삐뚤 정말 힘들었다. 그러면서도 솜씨는 없어서...
사진속 퀼팅이 정말 엉망이다.^^
지금은 이 핀쿠션은 쓰지 않는다.
속에 든 화학 솜이 핀들을 녹슬게 해서 요즘은 핀들은 자석 핀쿠션에 놓고 쓰고 바늘은 머리카락을 넣은 바늘꽂이에 꽂아 쓴다.
하지만 첫작품이니 기념으로 잘 간직하고 있다.
나인패치 바늘꽂이에 이어 두번째로 배운 것은 스트라이프 패턴이다.
스트라이프 패턴을 가지고 파우치를 만들어는데, 이걸 만들면서 스트라이프 바느질 기법과 함께 45도 기울기의 바이어스를 언제 쓰는지와 그 재단법을 배우고 지퍼 다는 걸 배웠다.
퀼트를 배우는 단계에서는 꼭 익혀야 할 기술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어도 만들어야 할 때가 있다.
이렇게 반달 모양의 파우치는 이때 만들고 다시는 만들지 않았다.
실제로 이런 모양의 파우치는 사각파우치에 비해 좀 촌스러 보이고(순전히 내 취향!)
옆구리를 공그르기 해서 마무리해야 하는 등, 손수고도 많이 든다.
이건 당시에 한 친구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건을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서 만든 것은 퍼프 바구니로,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연출할 수 있는 퍼프 바느질법이다.
지금은 바느질 잡동사니들을 담아 놓는 용도로 쓰고 있는데, 아주 오래되었어도 잘 쓰고 있는 것 중 하나다.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뒤집어서도 쓸 수 있고, 바닥도 뒤집어서 사용할 수 있어서 아주 다양한 분위기의 바구니를 연출할 수 있다.
이 바구니는 강습과정 때 딱 한번 만들어보고 다시는 한번도 만들지 않았다.
바구니를 또 만들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할로윈 무늬가 그려진 바구니인 만큼, 할로윈 때는 여기에 사탕을 담아놔도 재밌을 것 같다.
한번도 할로윈 때 사용한 적은 없다.
내년 할로윈에는 이 바구니를 가지고 분위기를 내봐야겠다.
이때 썼던 주황색 바탕천이 그때나 지금이나 쏙 마음에 든다.
그리고 이어서 하트 아플리케와 헝겊으로 손잡이 만드는 것을 익히는 과정으로 아기용품 가방을 만들었다.
실제로 초보 때는 하트 아플리케를 꼭 배우는데, 선생님의 말씀이 '하트에는 곡선과 직선, 가위밥을 넣는 부분과 천을 접어서 넣는 부분이 모두 있어서, 아플리케의 모든 기술을 연습하기 아주 좋은 도안'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그래서 이렇게 '촌스러운 도안'을 늘 거친다는...
아무튼 촌스러운 문양에 서툴기까지한 솜씨로 조금은 부끄러운 가방이다.
게다가 이 가방의 천은 전적으로 내가 고른 것도 아니고, 퀼트 선생님께서 마련해 놓은 몇 가지 페키지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한 것이라, 딱히 내 분위기라고 할 수도 없다.
이건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 조카가 태어난 기념으로, 내가 만들어 선물했다.
실제로 아기가 이 가방을 완성할 즈음 태어났다.
이 가방사진은, 세월이 엄청 지난 몇 년 전 우리 집에 놀러오면서 올케가 들고온 것을 찍은 것이다.
낡았는데도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쓰고 있는 올케가 고맙다.
오랜만에 보니 너무 반갑다.
이렇듯 아주 오래 전에 선물로 준 물건을 지인을 통해 보게 될 때면, 좀 창피하다.^^
기초과정으로는 이런 정도의 기법을 익히면 충분한 것 같다.
기초 기초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물건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그 바느질을 통해 어떤 기법을 익하는가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선생님은 늘 하셨다.
그래서 이런 과정을 거쳐 스스로 창작할 수 있도록 지도하신 퀼트선생님을 만난 건 내겐 큰 행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