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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공동묘지 둘레길에서 조깅하기 이곳은 내가 프랑스 릴(Lille)에서 유학을 할 때, 집근처에 있던 공동묘지이다. 집 근처라고 하지만, 족히 1km이상 떨어져 있던 곳으로 나는 이 공동묘지 담장을 따라 자주 조깅을 했다. 약 4km쯤 되는 묘지 둘레는 조깅을 하기에 매우 적당했다.게다가 사람들도 별로 다니지 않는 한적한 인도는 달기기에 걸리적거리지 않고 참 좋았다. 집에서부터 뛰어서 묘지 둘레를 돌고는, 다시 돌아올 때는 달렸던 길을 따라 숨을 고르며 걸어서 돌아오곤 했다. 숨이 턱턱 차오르는 달리기에 열중하던 젊은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몇 해 전 다시 릴을 방문했을 때, 나는 잊지 않고 이 공동묘지 둘레길을 다시 가 보았다. 이번에는 달리지 않고 천천히 산책을 했다. 낮에 내린 보슬비로 거리가 축축하게 젖어 있던 가을 오후였다. 묘.. 더보기
이화여대앞 거리 풍경 ​약속이 있어서 정말 오랜만에 ​이화여대앞을 갔다.아주 젊은 시절, 몇 번 볼일로 가본 적이 있는데, 그건 20년도 더 전의 일인 것 같다.그 사이 이 근처 홍대앞나 신촌에는 여러 번 갔었는데, 유독 이대앞은 갈 일이 없었다는 걸 기억해냈다.​지하철 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나오자, 앞에는 관광 안내소에서 나온 도우미들이 문의를 청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있었다. 추운 날인데도 이런 사람들까지 나와 있는 것이 신기해 보인다. 요즘, 중국 관광객들이 이화여대를 구경 가는 걸 무척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관광가이드까지 존재하는가 보다. 이화여대를 향해 몇 발짝 걸음을 옮기자,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관광안내 부스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내가 관광지에 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그.. 더보기
화분으로 변신한 요강 사진 속에 소나무 분재 화분으로 쓰인 화분은 믿기지 않겠지만, 요강으로 만든 것이다.이 사진은 삼청동 북촌마을에 있는 '꼭두랑 한옥'이라는 꼭두 전시관 마당에서 찍은 것이다.요강에다가 화초를 심어놓은 모습이 하도 재밌어서 사진에 담았다. 요강은 옛날에 화장실이 멀리 집 밖에 있던 시절, 밤에 소변을 보는 용기로 쓰인 항아리이다.지금이야 요강을 쓰는 집이 흔하지 않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요강은 흔한 물건이었다.요즘은 보기조차 힘든 요강을 만나니 반갑다.그러고 보니, 사진속 검은 고무신도 정말 만나기 힘든 물건이다.이런 물건들을 다 어떻게 구했는지 신기할 뿐이다. 나는 너무 반가워 카메라를 바싹 대고, 쪼그리고 앉아서도 한장 찍었다.^^ 더는 소용이 없어진 물건을 이렇게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은 아.. 더보기
유머가 있는 재활용 예술품 삼청동 북촌마을에 있는 꼭두랑 한옥이랑에서 발견한 귀여운 작품이다.이건 옛날에 소의 코에 채웠던 코뚜레를 가지고 만든 사람 얼굴이다.코뚜레로 이렇게 재미난 작품을 만들다니!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또 그 앞에 함께 전시되어 있었던 이 작품은 새일까? 물고기일까?잘 보면,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나무집게가 주둥이로 형상화되었다. 이건 광주의 신시와 게스트하우스 부엌에 걸려있는 작품이다.한눈에 봐도 물고기를 닮았다.2013년 신양호라는 작가가 만든 것으로, 낡은 도마 위에 철수세마와 포크, 찜솥에 거는 틀 조각등, 부엌 용품들을 주로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다.나는 이 작품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건 광주의 한 전시회에서 본 것이다.주홍이라는 작가가 낡은 양은냄비에 가위조각, 집게,.. 더보기
강남역 지하상가 풍경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강남역을 갔다.차가 복잡한 저녁시간이라 넉넉하게 여유를 갖고 나온 덕에 강남역에 일찍 도착했다.약속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다.마침 일찍 도착하고 해서 나는 강남역 지하상가를 둘러보기로 했다.아주 오래 전, 이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수시로 강남역을 지나다녔던 때가 있었다.너무 오래 전의 일이다. ​그 사이 강남역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게다가 사람들도 너무 많다. ​이 상가에는 모바일가맹점과 옷가게, 그밖의 아주 다양한 상점들이 가득했다.요즘같은 겨울에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모자와 목도리 등, 겨울용품 가게는 보기만 해도 따뜻한 느낌이다. 분주하게 오가는 인파들 틈에서 이곳저곳 기웃거렸지만, 신기하거나 독특한 상점은 눈에 띄지 않는다.모두 유행을 반영한 대중적인 물건을 파는 상.. 더보기
라 메르 풀라르(La Mere Poulard) 과자 ​​수퍼마켓에서 프랑스에서 생산된 '라 메르 풀라르'(La Mere Poulard)과자가 눈에 띄었다.이 과자는 프랑스 수퍼에서도 본 적이 있는 과자다. 특히, '라 메르 풀라르'는 몽생미셀에서 시작된 레스토랑으로 명성이 높은 상표이다. 식당은 1800년대부터 운영되고 있고, 지난 1990년대에는 바로 이 식당명칭과 같은 '라 메르 풀라르'라는 상표로 비스켓들이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 비스켓은 프랑스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고 하는데, 바로 그 과자를 한국에서 본 것이다. '안느 풀라르' 여사에 의해 처음 연 식당은, 특히 풀라르 여사가 개발한 오물렛으로 인기가 높았고 여전히 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수퍼 한 코너에 이 과자가 이렇게 많다.​게다가 엄청난 할인! 작은 상자는 단.. 더보기
낮은 담장에 뜰을 갖춘 브르타뉴 마을 내가 살았던 프랑스 렌의 클뢰네 마을은 단독주택들이 많았다.이 동네 집들은 낮은 담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훤히 담장 안이 들여다 보인다. 그러다가 여행을 하면서 살펴보니, 브르타뉴의 많은 마을은 거의 이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담장 없이 도로에 딱 붙어서 현관문이 있고 반대편으로 넓게 정원이 자리잡은 북부 프랑스와 달리, 브르타뉴의 집들은 낮은 울타리와 함께 작은 정원이 현관 앞에 딸려 있을 때가 많다. 이 작은 정원에서는 대부분 꽃을 가꾼다. 나무가 심어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크지 않은 관목들을 주로 심는다. 그리고 반대 편, 테라스 쪽으로는 넓은 안뜰을 갖추고 있다. 그 뜰에서는 꽃을 키우거나 텃밭을 가꾼다. 큰 그늘을 만드는 키큰 나무들과 과실수들을 발견할 수 있는 건 바로 이 뜰에서이다. 우.. 더보기
겨울을 즐겁게 하는 맛있는 대봉감 ​ ​한살림에서 대봉감을 주문해 익기를 기다린 것은 지난 11월부터였다. 어른 주먹보다도 더 큰 대봉감이 익길 기다리는 건 겨울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그러나 쉬이 익지 않는다.ㅠㅠ ​특히, 한살림 대봉감은 어디서 누가 생산했는지, 생산자의 전화번호까지 박스에 잘 기록되어 다른 어떤 감보다 믿음이 간다. 한 달이 다 되도록 쉬이 익을 기미가 보이지 않던 감들 중 하나가 드디어 익었다. ​물론, 이 감도 완전히 홍시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먹고 싶은 마음에 맛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물에 살살 씻어 꼭지를 따고... 반을 갈랐다. 생각했던 대로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맛이다. 속은 잘 익어서 맛있게 먹었다. 겉 껍질은 약간 더 익었어야 했다.끝맛이 약간 떫다...ㅠㅠ 좀더 인내심을 갖..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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