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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아보카도 싹틔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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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머물 때, 하늘풀님이 매일 물을 줘서 키운 감자를 수확하기 위해 화분을 헤쳤을 때, 땅 속에 감자는 물론, 아보카도까지 싹을 틔우고 있었다.

하늘풀님은 화분 속에 아보카도 씨를 다섯 개나 박아놓았다고 했다.

하늘풀님은 아보카도는 나중에 심어서 맛있는 아보카도를 먹어야겠다며, 아보카도를 먹을 때마다 맛있는 아보카도는 씨를 모아놓았던 터였다.



당시는 감자들 때문에 아보카도는 싹을 틔웠지만, 잎이 돋아나지 않았다.

감자를 수확하자,  널직하게 자리잡은 아보카도들은 하루가 다루게 자라기 시작했다.

그러나 5개 모두 싹이 텄는데도, 그 중 무럭무럭 자라는 건 역시 두 개뿐이다.


자연의 세계는 참으로 냉혹하다. 

 


아보카도들은 정말 잘 자랐다. 하루가 다루게 잎이 무성해지고..

또 가을도 다가오자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한국엘 가야 할 날이 다가오는데, 언제까지 화분에서 키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해  가을, 어느날 이 아이들을 땅에 심기 위해 모두 뽑아냈다.

눈에 보이지 않던 다른 아보카도들도 땅 속에서는 부지런히 싹을 틔우며, 자라고 있었다.


나는 이것들을 가지고 나와 우리 아파트 화단에 심어주었다.

아파트 화단 곳곳에는 심었던 나무들이 죽어, 나무자리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곳들이 여러 곳 있었다.

이런 곳들은 나무와의 간격이 적당하고 햇볕도 잘 드는 자리들이어서 아보카도 자리로 안성맞춤이었다.

 

물론, 아보카도가 어떤 기후에 자라는지는 잘 모른다.

날씨가 너무 춥지 않아야 할 것 같기는 한데,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 브르타뉴의 날씨를 믿어보기로 했다.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잘 자라고 있을까?

죽지는 않았을까?

아보카도들이 잘 자라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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