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전 만들기

찌꺼의 부엌

​어제는 온종일 비가 엄청 많이 내렸다.

이런 날은 꼼짝 않고 집에 있는 것이 좋겠다.

운동도 안가고 온종일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으려니, 심심하다.

어린 시절, 이렇게 비가 내리는 오후엔 어머니는 부침개를 부쳐주시곤 했다.

뜰 텃밭에서 싱싱한 애호박이나 부추를 따다가 척척 썰어넣어 부침개를 부쳐주시면, 우리 남매들은 참새떼처럼 머리를 맞대고 어머니께서 부쳐내오시는 부침개를 호호 불면서 게눈감추듯 먹어치웠다.

무척 평화롭고 행복했던 어린시절의 비오는 오후 풍경이었다.

그런 탓에 나는 요즘도 비가 내리는 날은 부침개를 부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어제 집에는 부침개를 부칠 야채들이 거의 없었다.

이럴 때, 감자전은 어떨까?

감자전은 감자만 있으면 되니, 재료를 탓할 필요도 없다.

​우선, 얇은 강판에 감자를 간다.

감자전을 부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크기의 강판이 필요하다.

​총총 감자를 갈면 힘든 것은 다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자를 다 갈았다면, 감자를 주먹으로 꼭꼭 짜서 다른 그릇으로 옮긴다.

그럼, 감자 국물만 남는다.

​감자 국물을 살살 따라 버린다.

아주 다~ 버리면 안되고 국물만 살살 따라내면서 감자찌꺼기와 전분을 남긴다.

이 정도 따라내면 충분하다. 

​거기에 다시 앞에서 꼭꼭 짜서 옆에 따로 챙긴 감자를 담고 숟가락으로 잘 섞는다.

감자 전분과 채썬 감자가 잘 섞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감자가 서로 잘 엉겨 맛있는 감자전이 완성된다.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감자를 얇게 편다.

반투명하게 익어가면, 뒤집어서 굽는다.

​뒤집었을 때, 반대편에도 식용유를 두르고 익힌다.

타지 않도록 불조절을 잘 해 가면서 노릇노릇 익힌다. 

감자전이 완성되었다.

어떤 분은 감자전에 소금으로 간을 하기도 하는데, 소금간을 하지 않고 간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다른 야채를 더 첨가하지 않고 감자만 부치는 것이 감자전으로는 가장 맛있는 것 같다.

감자 다섯 알로는 약 3장을 부칠 수 있는데, 두 명이서 먹을 오후 간식으로 적당한 것 같다.

굵은비가 멈추지 않고 내리는 오후, 감자전과 함께 평화로운 시간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