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모르플라주(Larmoreplage) 해변걷기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이 사진들은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지방의 '라르모르플라주'(Larmoreplage)라는 작은 도시의 해안을 트레킹하다가 찍은 것이다. 
이날은 '라르모르쁠라주' 해안을 따라 한참을 내려갔다가 돌아왔다.
출발할 때만 해도 두꺼운 뭉개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군데군데 보였더랬다.

그런데 걷는 동안 뭉개구름은 점점 짙은 먹구름으로 바뀌더니, 드디어 중간에는 소나기를 만나기도 했다.
브르타뉴지방에서 비를 만난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비는 내리다가 멈추고, 다시 내리기도 하는 등, 하루에도 몇번씩 바뀐다.
비가 그친 뒤,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파란 하늘이 환하게 펼쳐지는 것도 브르타뉴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러나 파랗게 갰다고 해서 비가 완전히 그쳤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파란 하늘이 어느새 시커먼 먹구름으로 휩싸이는 일 또한 늘 있는 일이니까... 

이날 비가 내리는 해안을 걸으며, 바다 저 멀리엔 햇살이 빛나는 풍경을 보기도 했다.
멀리서 보이는 구름기둥은 비가 내리는 것인지, 바닷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눈을 뗄 수 없었다.
하늘과 바다가 구분 없이 연결되어 있었다.

이런 기후변화는 아마도 바람 때문인 것 같다.

브르타뉴지방은 프랑스 가장 서쪽에 위치한 만큼, '바람의 고장'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먼저 바람이 닿는 곳!
바람은 구름을 몰고 오기도 하고, 몰고 가기도 한다. 
그러니 맑은 날도, 비가 오는 날도 브르타뉴에는 바람이 분다.
브르타뉴에서는 우산을 뒤집다못해, 우산살을 부러뜨려 놓는 바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브르타뉴지방에서는 우산보다 비옷이 필요하다.
나는 가방속에 늘 지니고 다니는, 한국에서 가지고 온 파란 일회용 비닐 우비를 꺼내 입었다.브르타뉴지역을 여행할 때,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이 행사용 비옷은 정말 유용했다.
무릎까지 덮을 수 있는 긴 이 비닐 비옷은 비속에서 능력발휘를 잘 하기도 했지만, 너무 가벼워 여행객이 지니고 다니기에는 더없이 편리했다.
나는 그날도 이 비닐 비옷을 입고 마치 전장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전사처럼 낮게 드리운 검은 구름을 향해, 폭풍우를 향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