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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수세미’로 만든 천연수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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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수세미'로 만든 천연수세미이다.

하늘풀님의 절친 부모님이 뜰에서 키우던 수세미를 수확해 직접 만들어 선물로 주신 것이다.

정성스럽게 씨를 빼고 말린, 뽀송뽀송한 수세미를 두 개나 주셨다.

​사람들이 하는 말에 의하면, 씨가 너무 많고 빡빡해 수세미 열매에서 씨를 빼는 작업이 무척 힘들다고 한다.

힘든 노고가 담겼다는 걸 알고 나니, 이 선물이 예사롭게 생각되지 않았다.

​나는 수세미열매로 만든 수세미는 처음으로 사용해 본다.

말로만 듣던 진짜 수세미이다.

너무 아까운 나머지 이것은 아주 맑고 정성스럽게 씻어야 하는 다기를 설거지 할 때만 쓰고 있다.

트리오를 묻히지 않고 맑은 물에 씻을 때만 조금조금 사용한다.

수세미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설거지가 잘된다는 것도 사용해보고 알았다.

기대 이상으로 질기고 힘이 있다.

설거지가 끝나면, 잘 매달아 말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 천연수세미를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수세미가 이렇게 천연소재면 수세미가 닳아 부서져 나가도 물이 오염되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사실 합성수세미는 모두 미세한 플라스틱가루를 물로 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내게 나무 한 그루 심을 수 있는 딱 한 뼘의 땅이 있다면, 수세미를 심고 싶다고 이 천연수세미를 쓰면서 생각했다.

그럼, 수세미 그늘 밑에 차를 마실 수 있는 탁자를 놓고, 가을에는 수세미를 수확해 천연수세미를 만들어 쓰고 싶다.

그런 날이 과연 오기나 할까, 의문이지만 천연수세미는 잊고 있던 로망을 깨우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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