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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집에서 부추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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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지난 가을 시청 뒷마당에 있는 텃밭에 잘라서 버리려고 던져 놓은 부추씨들로 싹을 틔운 모습이다.

나는 씨가 맺힌 부추열매 송이를 한 열 송이 정도 끊어서 왔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흙 위에 솔솔 뿌려 놓았더니, 열흘 정도 지나니 하나씩 싹이 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화분 가득 쏙쏙 싹이 올라왔다.

물은 흙이 말랐을 때, 싹들이 다치지 않도록 손바닥을 이용해 솔솔 뿌려주었다.

부추는 키우기가 너무 쉽다.

그저 물만 잘 주면 쑥쑥 자라는 것 같다.

이 모습은 약 두 달이 지났으 때의 모습이다.

부추는 다년생 채소로 뿌리를 뽑지 않고 잘라가면서 계속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다년생이라는 점이 가장 맘에 든다.

씨를 뿌리고 거두는 행동을 반복하지 않아도 계속 존재하는 채소들이 맘에 든다.

나는 베란다에서 부추를 키워서, 요리를 할 때 바로바로 부추를 곁들여 먹는 것이 소망이다.

부추를 엄청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곁들이면 풍미있는 맛을 낼 수 있어서 좋다.

지금은 이것보다 훨씬 더 자랐다.

그래서 며칠 전에는 도토리묵을 무치면서 쑥갓과 함께 여린 부추를 곁들여 먹기도 했다.

또 오늘 점심식사에는 부추간장을 만들어 김에 밥을 싸서 먹었다.

모두 행복감을 주는 맛난 맛이었다.

평소에는 부추를 항상 갖춰 놓고 사는 것이 아니라서 원할 때마다 부추를 곁들이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부추를 집에서 키우니, 원할 때 쓸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좀더 부추를 잘 키워서 잔치국수에 넣어서 먹기도 하고 계란지단을 부칠 때도 써보고 싶다.

 

어머니는 부추가 좀더 굵게 자랄 수 있도록 촘촘하게 난 것들을 약 2cm 간격으로 속아주라고 하셨다.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속아주는 느낌으로 부추를 뽑아서 먹고 있는데,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부추는 날씨가 추운 겨울에도 싱싱하게 잘 자라서 초록의 싱그러움을 선사해, 더욱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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