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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정희성 시집, 돌아다보면 문득 정희성 시인의 '돌아다보면 문득'이라는 시집을 읽었다. 시인의 감수성 넘치는 문장들과 능청스러운 시적 주인공들이 무척 돋보인다.요즘은 옛날에 좋아했던 시인의 최근작을 읽으면서 그 사이 그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고 있다.그래서였을까?그들의 시를 읽을 때면, 오래전 헤어진 연인을 만나는 것 같은 설레임에 젖는다.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다.ㅠㅠ '돌아다보면 문득'에서 정희성 시인은 언어를 얼마나 노련하게 다루던지, 그 사이 시인으로서는 고수의 경지에 이른 듯한 느낌을 주었다.그는 옛날처럼 사회의 이슈가 되는 사건들에 여전히 서슬퍼런 시로 의견을 발표하고 있었다.잘 벼린 칼같다.세월이 한참 흘렀는데, 그 길에서 한층 더 멀리 내딛고 있는 시인이 반갑다. 더보기
정호승 시집, 이 짧은 시간 동안 ​지난주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발길이 머문 곳은 시집들이 꽂혀 있는 책꽂이 앞이었다.언제부턴가 시를 읽지 않고 있었다는 걸 기억해냈다.청소년기 이후, 항상 시들을 끼고 살았었다.시를 읽지 않기 시작한 것은 확실히 젊은 시절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뒤부터였던 것 같다.한국생활의 긴 공백기를 거치면서 시인들의 이름이 낯설어지기 시작했고, 서슬퍼렇던 좋아하는 시인들의 맥빠진 작품들에 시들해진, 바로 그 지점부터 지금까지 시집을 들지 않았더랬다. 문득, 시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고는 옛날 내가 좋아했던 시인들의 시집을 집어들었다.마치 아주 오래전 연인이었던 이들을 보는 듯, 그들의 시집은 반가우면서도 슬프다.대여섯권의 시집을 빌려와 가장 먼저 읽은 시집이 정호승의 '이 짧은 시간 동안'이다.정호승은 .. 더보기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 ​기자인 우경임과 이경주, 부부가 쓴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아날로그, 2015)는 제목과 소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성공지향적인 삶의 고리를 끊고 좀더 천천히 불편하게 사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가난하게 살기'라고 정의내리기에는 그리 가난하지 않고, 조금 불편한 생활, 절약하는 생활을 담고 있다.무엇보다 우리 같이 평범함 사람이 '따라해 볼 수 있겠다!', '나도 따라해 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아이들을 너무 학원이 많이 보내지 않고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 위해 애쓰며, 자동차없는 생활을 시도하는 등, 이들의 다양한 노력들이 오늘날 무척 의미있어 보인다.이들의 생활에 공감하고 닮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한발짝 나아간 것이다.그런 뒤에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 더보기
생활속에 올올이 꽃피는 자수 ​김정호, 이미석, 김혜정, 생활속에 올올이 꽃피는 자수, (대전; 한남대학교 출판부 글누리, 2013)'​생활속에 올올이 꽃피는 자수'는 프랑스자수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전통자수까지 스스로 자수를 익힐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다. ​특히, 프랑스자수와 우리나라 전통자수의 이름과 그 방법을 한장면 한장면 사진을 곁들여 놓아, 따라하면서 익히기 좋게 꾸몄다.기초가 되는 자수방법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소개되어 있다. 또 자수도 직접 놓아볼 수 있게 아주 쉬운 것부터 시작해 복잡한 전통자수까지, 실제 사진과 실번호는 물론, 자수기법을 담은 세부디자인과 실물본까지 책속에 모두 담았다.처음의 기초자수부터 시작해, 이 책에 소개된 자수들을 끝까지 놓아본다면, 혼자서도 충분히 실력을 연마할 수 있을 것이.. 더보기
이원규산문집 '지리산 편지' ​이원규, 지리산 편지, (서울; 대교베텔스만, 2008)오랜만에 글을 아주 잘 쓰는 작가의 책을 읽었다.'내가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작가를 왜 여지껏 몰랐지?' 이 생각이 내가 '지리산 편지'라는 책을 덮으며 가장 먼저 든 의문이었다. 이원규시인의 에세이는 시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문장이 유려하고 너무 아름답다.나는 책을 읽는 내내 시인을 품어준 지리산보다 집에서 2km 떨어진 전봇대에 매달아놓았다는 빨간우편함이 궁금했고방방곡곡으로 그를 실어나르는 모터사이클이 보고 싶었다. 소리내어 읽어보고 싶은 구절들이 너무 많아, 멈칫멈칫 글을 읽다가 멈추게 되는 에세이는 처음이었다.이렇게 아름다운 글로 느낌을 표현하다니...나는 내용에 푹 젖지 못하고 문장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문장들에 감탄을 했다.그렇게 읽는 내.. 더보기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강제윤,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서울: 호미, 2013)'강제윤시인의 풍경과 마음'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라는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찍은 풍경사진들이 함께 담겨 있는 시집이다.나는 처음에는 사진작가가 함께 다니며, 사진을 찍었나 생각했을 정도로 작품성있는 사진에 놀랐다.그런데 이 책에 실려있는 사진들도 모두 강제윤 시인이 찍은 것이란다. 나는 강제윤시인의 꾸밈없는 직설적인 문체가 무척 마음에 든다.이런 문체는 심장에 마치 창이 박히듯 시인의 말이 팍팍 꽂히는 느낌을 주었다.강하고 흔들림없는, 마치 바위같은 글...이런 문체의 시인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어서 무척 신선하면서도 좋았다. 게다가 시인의 가치관은 더욱 마음에 들었다.비움과 적게 소유함을 주장하는 시인, 그의 가.. 더보기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서울: 소담출판사, 2004)며칠동안 무척 재밌게 읽은 책이다.소설가인 에쿠니 가오리가 1994년도 신혼생활을 할 때 쓴 아주 오래된 에세이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2004년이고, 그로부터 또 세월이 흘러 현재 그녀는 50대가 되었다.결혼을 한지 얼마 안되는 전문직 여성이 겪게 되는 변화와 갈등, 그리고 그것을 조율하고 해결해나가는 방식등이 잘 표현되어 있다.에쿠니 여사의 글은 자기의 이야기조차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고 쓴 것이 특징이다.어떤 점에서는 너무 냉소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그러나 담담하면서도 솔직한 태도가 무척 호감이 가는 작가다.이런 거리두기로 인해, 에세이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소설같은 인상을 준다.내 느낌이 틀리지 않은 것이, 뒤에 추천사를.. 더보기
농부철학자 피에르 라비 ​ 이 책은 '피에르 라비'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장 피에르 카르티에와 라셀 카르티에 부부가 피에르 라비를 인터뷰해서 쓴 책이다.아프리카 출신의 피에르 라비가 프랑스에 농부로 정착하는 과정과 아프리카에서 땅을 살리기 위한 일을 어떻게 도와주었는지가 잘 기록되어 있다. 또 피에르 라비의 자연친화적인 사상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되어 있다.나는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의 플렌테이션이 얼마나 잔혹한 농업방식인지 배울 수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세계지리 시간에 배웠던 바로 그 아프리카의 값싼 원료와 인건비를 이용해, 서구인들의 기호식품을 생산한다는 그 플렌테이션 농업이 아프리카인들을 얼마나 헐벗고 굶주리게 하는지... 결국,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코코아 등이 관려되어 있으니, 꼭 북미, 유럽인들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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