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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더래핑카우(The Laughing Cow), '웃는 소' 치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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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이 있어서 오랜만에 마트에 갔다가 더래핑카우(The Laughing Cow)치즈를 발견했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더래핑카우'의 원래 이름은 '라 바슈 키 리'(La Vache qui rit)이다.

번역하면 '웃는 (암)소'란 뜻으로, 암소 한 마리가 바슈키리치즈통을 귀걸이로 걸고 웃고 있는 모습이 통에 그려져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이 치즈는 아이들을 위해서 생산되는 것으로, 프랑스에서 더래핑카우치즈 같은 어린이용 치즈로는 '바비벨'이나 사진속에 있는 '키리'(Kiri) 같은 것들이 있다.

이 치즈들은 치즈라고 하기에는 향이 약하고 맛도 아주 순하다.

그래서 아직 치즈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먹기에 좋다.

'에어프랑스' 비행기 안에서는 식사에 이런 치즈들이 자주 제공되고 있어, 맛을 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 프랑스에서 생활할 때, 상당히 오랫동안 이런 치즈들을 맛나게 먹었다.


한번은 세들어 살던 집의 주인집 아이인 7살짜리 꼬마 에띠엔느가 집에 놀러왔다.

마침 '더래핑카우'가 있어서 에띠엔느에게 "에띠엔느야! 치즈(fromage)줄까?" 물었다.

좋다고 대답하는 그에게 '더래핑카우' 한 조각을 내미니, 에띠엔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내게 말했다.

"찌꺼야, '바슈키리'는 '치즈'가 아니야! '바슈키리'는 '바슈키리야'~" 

나는 에띠엔느의 대답이 너무 귀여워, "아아~ 그래?"하며 맛장구를 쳐 주었다.

치즈로 유명한 프랑스에서는 아이들조차 '더레핑카우' 같은 크림치즈는 진정한 치즈가 아니라고 생각하나보다. 


그 뒤, '더래핑카우' 치즈(?)를 보면 에띠엔느가 생각났다.

얼마전 마트에서 더래핑카우를 보았을 때도 에띠엔느가 머리속을 스쳤다.

물론, 나는 이걸 보고도 사지는 않았다.

프랑스에 살면서 치즈에 입맛을 단단하게 들인 나 역시 비행기 안에서 식사로 제공되는 경우가 아니고는 더래핑카우 같은 크림치즈는 더 이상 먹지 않는다.ㅋㅋ

그날 나는 프랑스의 '프레지당' 까망베르 치즈를 하나 사갖고 왔다.

프랑스에서는 거의 먹지 않는 맛없는 '프레지당' 상표 치즈를 요즘은 감지덕지하며 한번씩 사 먹는다.

시장에서 파는 프랑스의 장인들이 만든 맛난 치즈들이 먹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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