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찌꺼의 부엌

맵지 않게 '안동찜닭' 만들기

반응형

안동찜닭은 얼마 전 한 한식뷔페에서 처음 먹어 보았다.

간장양념에 당면이 들어간 안동찜닭은 내가 그 사이 맛본 닭요리 중 으뜸이었다.

게다가 청양고추를 넣어 빨갛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매콤한 맛을 내어 닭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 깔끔한 맛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운 요리를 전혀 먹지 못하는 하늘풀님은 함께 갔으면서도 전혀 맛을 볼 수 없었다.

나는 돌아와 그녀를 위해 맵지 않게 안동찜닭을 해보기를 했다.

닭은 항생제와 성장호르몬, 방부제를 전혀 넣지 않은 사료로 건강하게 키운 한살림 닭을 선택했다.

건강하게 키운 닭을 먹는 건 건강을 위해서 좋지만,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산 가축을 먹는 것이 마음이 좀더 편하기 때문이다. 

닭을 냉동실에서 너무 늦게 꺼낸 탓에 꽁꽁 얼은 상태다.

평소 기름을 제거하지 않고 닭요리를 하는 나는 이번에는 배가 자주 아픈 하늘풀님을 위해 기름을 조금 제거하고 요리를 하기로 했다.

게다가 안동찜닭 요리 역시 기름기가 제거된 것이 맛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닭을 물에 우르르 끓여, 불순물과 기름을 제거한다. 

닭이 끓기를 기다리는 사이, 야채들을 준비했다.

당근과 양파, 무, 감자!

사실 내가 맛본 안동찜닭에는 감자가 들어있지는 않았다.

대신 무가 많이 들어있었는데 냉장고를 살펴보니, 말라 비틀어진 작은 무 반토막이 있을 뿐이다.

아쉬운 대로 이것도 뚜벅뚜벅 썰어 놓고, 대신 감자를 몇 알 넣기로 했다.

감자인들 어떨까?

닭이 준비되었다.

끓는 물에서 어느정도 기름때를 벗은 닭을 꺼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닭과 야채들을 함께 넣고 간장을 두른다.

눌지 않도록 채수를 조금 넣고 뚜껑을 덮고 끓이기 시작했다.

그 사이 대파와 마늘, 생강을 준비해 닭과 야채가 끓을 때 넣는다.

고추를 넣지 않는 대신 닭의 누린내를 잡기 위해 내가 쓴 것은 생강이다.

생강은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써져서 안좋다. 아주 약간! 손톱만한 크기의 생강이면 닭 한 마리에 충분하다.

양념들을 넣고 낮은 불에 좀더 충분히 끓인다. 

거의 다 완성되었다고 판단될 때, 미리 불려 놓은 당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넣는다.

내 생각으로는 안동찜닭의 화룡점정은 당면이 아닌가 싶다.

닭과 야채들과 어울어진 부드러운 당면이 아주 맛나다.

당면이 퍼지지 않도록 당면에 간이 벨 정도만 있다가 불을 끈다.


또 야채들은 꼭 정해진 것만 쓰지 않고 양배추나 피망, 파프리카 같은 것들을 곁들여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뷔페에서는 파프리카와 피망이 많이 들어 있었다.

완성된 모습!

기대한 대로 맴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안동찜닭이 완성되었다.

매운 걸 못 먹는 사람들이나 자극적인 걸 싫어하는 분들이 좋아할 만한 닭요리이다. 

어린 자녀들을 위해서도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