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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서 살기

습지의 야생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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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밥으로 가득찬 습지 가장자리에 미나리가 자라고 있다.
이 습지는 안양 우리 동네 하천가에 있는 것이다.
안양을 관통해 흐르고 있는 학의천과 안양천 주변에는 인공습지가 여러 개 있다.

정화한 하수도 물이 하천으로 가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거치는 곳이 바로 이 습지들이다.
물을 최대한 깨끗하게 정화해서 하천으로 내보내려고 노력하는 시 관계자들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꼬불꼬불 S자를 그리며 흐르는 인공습지에는 부들, 물칭개나물, 꽃창포, 미나리 같은 걸 심어 놓았다.
이곳을 지나면서 물은 자연정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미나리는 가장자리에 몇 뿌리 되지 않았는데, 해가 거듭되면서 많이 늘었다.
그래서 제법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물론, 이 물은 맑아보이지만 하수도의 오수를 정화한 것이어서 깨끗하지 않다.
그래서 이곳에 있는 미나리를 탐내는 사람은 전혀 없다.
미나리에게는 잘 된 일일까?

그래도 나는 미나리가 반갑다.
햇볕 아래서 미나리는 반짝반짝 빛을 낸다.

이 사진들은 모두 비가 내리기 전에 찍은 것이다.
며칠 전, 내린 폭우로 인해 하천가는 온통 물로 뒤덮혔고 습지도 물속에 잠기고 말았다.
개구리밥은 모두 떠내려갔을 것이다.

그래도 미나리는 여전하겠지?
하천가에 자라는 식물들은 모두 생명력이 강하다.
물속에 잠겨 쓰러졌다가도, 물이 빠지면 바로 일어난다.
잠시 물속에 잠겼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쌩쌩하게 빛나는 미나리를 보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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