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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파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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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대파를 시킬 수 없어, 아쉬운 대로 쪽파를 주문했다.

그런데 막상 쪽파를 받아보니, 너무 많다.

요리엔 몇 가닥만 넣으면 충분한데, 냉장고에서 파 줄기가 시들어 가고 있었다.

너무 아깝다.

쪽파를 빨리 먹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연히 분주해진다.

 

이럴 때는 파강회가 최고다.

어릴 때 특별한 날이면, 어머니는 오징어를 삶아 파강회를 곁들여 내시곤 하셨다.

삶은 파를 돌돌 마는 것은 꼭 내 몫이었다.

 

5남매나 되는 많은 자녀들 가운데, 어머니는 나를 유독 요리보조로 많이 쓰셨다.

반찬을 만들 때마다 맛을 봐달라며, 손으로 내 입속에 반찬 넣어주시곤 했다.

아무리 맛을 보는 정도라 해도 어린이가 밥도 없이 반찬만 먹는 것은 고역이었는데, 특히 김치는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서는 이런 과정들이 모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처음 만들어보는 요리도 '그때는 이런 맛이 아니었는데...'

하면서 어머니가 입에 넣어주던 그 맛들을 떠올려가며, 맛을 연구한다.

무엇보다 수없이 해본 덕분에 능숙하게 요리를 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인데, 파강회가 그 중 하나다.

 

살짝 끓는 물에 데친 파를 꼭 짜서 한뿌리씩 먹기 좋게 돌돌만다.

어렸을 때는 한참 걸려 파를 말았지만, 지금은 뚝딱뚝딱! 척척! 그러면 끝이다.

새콤달콤하게 초고추장을 만들어 함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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