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빼놓을 수 없는 아기예수 구유장식

유익한 정보



프랑스의 일년 명절 중 뭐니뭐니 해도 으뜸은 크리스마스이다. 

12월로 접어들면, 그곳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준비로 매우 분주하다. 

도시마다 화려한 등불로 거리를 장식하고 시청 앞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다. 

또 시의 가장 큰 광장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놀이동산이 펼쳐지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장이 서는 곳도 있다.   

  

시내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다양한 행사를 연다. 

집집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아이들에게는 크리스마스까지 하루하루 날짜를 넘기는 귀여운 케릭터들이 그려진 달력이 주어진다. 

또 집안에는 ‘크레슈’(creche)라고 불리는 예수탄생 장면을 형상화한 인형들로 꾸민 미니어쳐가 만들어진다.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 크레슈에는 마리아와 요셉, 목동, 동방박사들, 소, 당나귀, 양 등, 주로 예수가 탄생할 때 주변에 있었을 만한 사람들과 동물들이 등장한다. 


무엇보다 재밌는 것은 아기 예수가 누워 있었을 구유가 비워진 채 크리스마스 전날까지 있다가 크리스마스가 되면 그 구유에 아기 예수 인형을 놓는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던 첫 해, 세들어 살던 집 할머니가 꾸민 '크레슈'에 아기 예수가 없는 것에 놀라, « 왜, 예수가 없느냐? »는 질문에 할머니가 해주신 대답이었다. 

할머니 말씀대로 크레슈에 아기 예수가 놓인 것은 크리스마스가 지나서였다. 



위 사진은 몇 해 전,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마련된 크레슈 장면이다.

가정집에 차려진 크레슈처럼, 아직 크리스마스가 되지 않은 터라 이 크레슈에도 마리아와 요셉 사이에 아기 예수가 없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들 사이에 아기 예수가 놓이게 될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크레슈를 만드는 풍습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에도 있는 듯 하다.

이 아기예수 탄생 장면을 형상화한 구유장식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시청앞 광장에 마련된 것이다.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온 동방박사들과 마굿간의 동물들, 요셉과 마리아로 꾸며져 있는 이 구유에도 아기예수는 아직 없다. 

마을마다, 혹은 집집마다 만들어 놓는 크레슈는 예수 탄신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서양 사람들의 마음이 잘 담겨 있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장식인 것 같다.

나도 요즘은 그들처럼 성탄절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