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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프로방스 허브들 (Herbes de Provence) '프로방스 허브들'(Herbes de Provence) 이라고 불리는 허브는 남불 사람들의 요리에 아주 애용하는 향을 내는 여러가지 허브들로 타임, 오리강, 로즈마리, 바질, 에스트라공, 사리에뜨, 소주, 리에슈, 월개수잎 등을 말한다.수퍼에 가면, '프로방스 허브들'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병에 담아 파는 것이 있는데, 한꺼번에 이 모든 것을 섞은 것이 아니라 이 중 3~4가지를 혼합한 허브가루들이다.이 잎들이 95%이상 담겨 있을 때, 프로방스 허브들이라고 부른다. 그럼에도, 이 혼합에 타임이 빠지는 일은 없다.그러고 보면, '프로방스 허브들'에서 나는 독특한 향은 타임의 향기가 아닌가 싶다. 남불에서는 샐러드, 고기요리, 생선요리, 등 거의 모든 요리에 사용한다.이 잎들은 옛날엔 지중해변과 중부 유럽 .. 더보기
아버지의 주목나무들 아버지는 옛날부터 나무 가꾸시는 걸 매우 좋아하셨다.어린 시절에 살았던 넓은 뒤뜰은 산수유, 호두나무, 오동나무, 향나무 등,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다.그 중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셨던 나무는 주목이었다. 다른 것들은 한 그루씩이었는데, 유독 주목나무만은 여러 그루를 키우셨다. 그것들은 한 그루 있던 주목의 가지를 작게 잘라 꺽꽂이 해서 뜰에 조르르 심은 것이다. 벌써 한참 전, 30년도 더 전의 일이었던 것 같다.그렇게 흙에 꽂아 놓은 가지에서 뿌리가 내려, 아주 조금씩 조금씩 자란 주목들이 지금은 이렇게 컸다.이 나무들은 그러니까 30살도 더 나이를 먹었다.30살 먹은 나무라기에는 또 너무 작다.'주목은 천천히 아주 조금씩 자란다'고 아버지께서 해주신 어린 시절의 말씀이 정말 맞다.여태 이만큼 .. 더보기
앵초꽃, 봄의 전령사 앵초꽃은 프랑스에서 ‘야생 프림베르’(primevère sauvage)라고 부른다. 이 꽃은 원예종으로도 많이 계발되어, 우리나라 꽃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원예종은 색깔이 화려하고 다양해서 화단을 장식할 때 많이 쓰인다. ‘야생 프림베르’도 원예종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연노란 빛깔에 좀더 소박하고 단정한 느낌을 준다. 특히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야생 프림베르’는 '봄의 전령사'다. 다른 꽃들이 막~ 꽃망울을 터트리려 할 때, 앵초는 활짝 꽃을 피운다. 위 사진 속 앵초는 몇 년 전, 브르타뉴에서 최초로 발견한 봄꽃이었다. 그리고 '꽁부르 성'을 방문했던 4월 초, 넓은 성의 정원은 갖가지 꽃들로 가득 덮혀 있었다. 그 가운데는 앵초도 빠지지 않고 있었는데, 햇볕 아래 활짝 피어 있.. 더보기
약용 앵초꽃, 꾸꾸(coucou) 앵초꽃인 ‘야생 프림베르’(primevère sauvage)가 꽃을 피우기 무섭게 뒤따라 피는 들꽃은 ‘약용 프림베르’(primevère officinale)이다. ‘약용 프림베르’도 앵초의 일종으로 이파리는 앵초와 거의 비슷하지만, 꽃은 전혀 다르게 생겼다. '약용'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들꽃은 잎과 꽃, 뿌리까지 여러 질병에 효능을 지녔다. 주로 물에 달여 마시는데, 꽃과 잎은 류마티즘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며, 뿌리는 이뇨작용을 돕고,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단다. 또 뿌리를 달여서 농축한 물을 습포제에 적셔 타박상 부위에 올려 놓으면, 멍을 빼주고 부종을 완화시켜준다고 한다. ‘약용 프림베르’ 의 대중적인 이름은 ‘꾸꾸’(coucou)이다. ‘꾸꾸’는 불어로 ‘뻐꾸기’를 뜻한다. 뻐꾸.. 더보기
헤이즐넛, 개암나무 프랑스 렌의 '시떼 쥬디시에르'(Cité judiciaire) 근처의 가로수는 개암나무로 되어 있다.우리가 흔히 '헤이즐넛'이라고 부르는 열매가 바로 개암나무 열매다.우리나라에서 관목 형태로 산기슭에 자라는 개암나무를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큰 개암나무는 본적이 없어서 무척 신기했다.게다가 가로수라니! 잎도, 나무의 수피도 너무 단정해서 마음에 든다.알이 굵어져 가는 늦 여름, 군데군데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잎들이 눈에 띈다.나뭇잎들 사이로 검은 덩어리처럼 보이는 것이 헤이즐넛들이다. 그러고 보니, 렌에는 개암나무를 가로수로 심어놓은 곳이 정말 많다.이 사진은 렌의 가장 중심가 한 광장 앞에서 찍은 것이다. 그곳에 몇 그루 심어져 있는 나무들도 바로 개암나무였다.9월 말, 아직 잎이 푸르지만, 바닥에 .. 더보기
봄을 알리는 꽃, 미모사(mimosa) 프랑스 렌에서는 2월이 되면 시장에는 꽃들이 나오기 시작한다.프랑스에서 봄을 알리는 꽃으로는 수선화나 튜울립 같은 것들이 있지만, 이들과 더불어 한 자리 차지하는 꽃이 '미모사'다. 미모사는 종류가 400종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신경초'라고 불리는 미모사는 잎을 건드리면 오므라드는 성질이 있는 '화초'이다.이 화초는 '미모사' 또는 '센서티브'(sensitive)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사진 속 미모사는 '아카시아'(acacia)라고 불리는 나무에서 피는 미모사 꽃이다.한국에서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나무와는 다르다.우리나라에서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것은 '로비니아'(Robinia)로, 불어로는 '로비니에'(Robinier), 또는 '가짜 아까시아'(faux-acacia)라고 .. 더보기
창가, 다육이들 우리 동네 한 식당의 볕이 잘드는 창가에 놓인 작은 다육이 화분들이다. 가지치기한 뒤틀린 나무가지와 작은 장식용 항아리들로 창가를 아주 예쁘게 꾸며 놓았다.무엇보다 화분에 심어져 있는 다육이들이 겨울인데도 건강한 모습이다.다육이들이 겨울에 이렇게 발갛고 통통하려면 햇볕도 잘 받아야 되고 물의 양도 조절을 잘 해야 하는데, 이 아이들을 돌보는 분은 누구실까?화초들을 싱싱하게 잘 키우는 사람은 늘 너무 부럽다.이 아이들도 봄을 기다리겠지... 더보기
추억의 플라타너스 오랜 옛날,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처음 시작한 도시는 남부 프랑스 '몽쁠리에'였다.몽쁠리에, 언덕 형태로 되어있는 도심의 가장 높은 곳엔 페이루 공원이 위치해 있다.페이루 공원은 중앙에 플라타너스들로 꾸며져 있다.이 나무들은 프랑스식 정원의 나무를 다듬는 방식 그대로 사각형으로 단정하게 이발을 해서 키운다. 그리고 공원 가장자리에도 플라타너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나이가 많지만, 굵은 가지 끝을 계속 가지치기를 해 짤딱만하게 키우고 있다.낙엽진 겨울이면 잔 가지들이 모두 잘린 짤막한 플라타너스의 몸둥이를 보는 건 마음이 불편했다.10년도 더 지나서 가 본 페이루 공원의 플라타너스는 여전히 옛날과 같은 방식으로 기르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 공원에 있는 수도교와도 한 컷!우~와! 이 사진은 너무 마음에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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