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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만 되면 상점 앞이나 아파트 화단 근처에는 화분들을 내 놓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밖에 있던 화분들조차 실내로 들여놓아야 할 시기에, 도리어 화분을 내놓는 그들이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겨울을 앞두고 잠시 시원한 공기를 쐐어 주려고 저러나?'
그러나 그건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고...
그 아이들은 그렇게 추운 겨울을 맞고, 밖에서 서서히 죽어갔다.
사진 속의 화초들은 모두 내가 지난 1월 중에 곳곳에서 발견한 것이다.
모두 서울과 수도권인 우리 동네, 추운 밖에서 죽은 화초들이다.
살아있는 존재들을 귀히 여기며, 정성들여 돌보는 마음은 이런 화초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듯 하다.
게다가 위 화초는 내가 운동하러 다니는 건물 현관 앞에 놓여 있어,
화분을 내놓은 날부터 현재까지 매일매일 보고 있는 아이다.
이건 선물로 받은 화분으로 보인다. 그러니 아무한테나 화분 선물을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 선물을 한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아무튼 모든 것이 그저 산업이고 인사에 불과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이런 화초들의 생명은 너무 하찮게 취급되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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