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옛날,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처음 시작한 도시는 남부 프랑스 '몽쁠리에'였다.
몽쁠리에, 언덕 형태로 되어있는 도심의 가장 높은 곳엔 페이루 공원이 위치해 있다.
페이루 공원은 중앙에 플라타너스들로 꾸며져 있다.
이 나무들은 프랑스식 정원의 나무를 다듬는 방식 그대로 사각형으로 단정하게 이발을 해서 키운다.
그리고 공원 가장자리에도 플라타너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나이가 많지만, 굵은 가지 끝을 계속 가지치기를 해 짤딱만하게 키우고 있다.
낙엽진 겨울이면 잔 가지들이 모두 잘린 짤막한 플라타너스의 몸둥이를 보는 건 마음이 불편했다.
10년도 더 지나서 가 본 페이루 공원의 플라타너스는 여전히 옛날과 같은 방식으로 기르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 공원에 있는 수도교와도 한 컷!
우~와! 이 사진은 너무 마음에 든다.@@
이곳은 북부 프랑스 릴의 '리베르떼' 거리의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플라타너스다.
나는 이 거리에 위치해 있는 기숙사에서 1년간 살았다.
리베르떼 거리의 플라타너스는 몽쁠리에 페이루 공원의 플라타너스처럼 짤딱만하게 기르지 않고
반대로 나뭇가지들이 건물을 뒤덥지 못하도록 가지치기를 해가며, 길게 기르고 있었다.
키가 정말 크다.
이 거리 역시 떠난 지 10년만이었다.
어른 손바닥보다도 큰 플라타너스 잎들이 쌓여있는 늦가을의 거리가 아직도 생각난다.
이곳은 비가 자주 오는 곳이라, 가을의 플라타너스 잎들은 물에 젖어 있을 때가 많았다.
낙엽이 질 무렵이면, 비바람에 소용돌이를 치며 나뭇잎들이 날아다녔다.
당시, 비보다 늦가을의 플라타너스 낙엽들이 마음을 더 쓸쓸하게 했던 것 같다.
추억의 나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