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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낮은 담장에 뜰을 갖춘 브르타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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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았던 프랑스 렌의 클뢰네 마을은 단독주택들이 많았다.

이 동네 집들은 낮은 담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훤히 담장 안이 들여다 보인다. 

그러다가 여행을 하면서 살펴보니, 브르타뉴의 많은 마을은 거의 이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담장 없이 도로에 딱 붙어서 현관문이 있고 반대편으로 넓게 정원이 자리잡은 북부 프랑스와 달리, 

브르타뉴의 집들은 낮은 울타리와 함께 작은 정원이 현관 앞에 딸려 있을 때가 많다. 



이 작은 정원에서는 대부분 꽃을 가꾼다. 

나무가 심어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크지 않은 관목들을 주로 심는다. 

그리고 반대 편, 테라스 쪽으로는 넓은 안뜰을 갖추고 있다. 



그 뜰에서는 꽃을 키우거나 텃밭을 가꾼다. 

큰 그늘을 만드는 키큰 나무들과 과실수들을 발견할 수 있는 건 바로 이 뜰에서이다.  



우리나라에서 콘크리트로 덮힌 손바닥만한 마당의 단독주택과 

햇볕조차 잘 들지 않는 빽빽한 고층아파트만 경험한 나로서는 이런 여유 있음이 부러울 뿐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꽃들과 나무들로 우거진 남의 담장 안을 부러운 시선으로 기웃거릴 때가 너무 많았다. 



지금은 돌아와 그곳 마을의 정원을 생각한다.

여행을 다니며 보았던 화려한 관광지보다도 더 많이 나를 추억으로 이끄는 건 바로 이런 이웃집의 평화로운 풍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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