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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오대산 비로봉의 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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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향해 내려가는 길은 완만하고 평평한 능선이 한참 이어진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는데, 그 중 인상적인 하나는 참나무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참나무는 본 적이 없다.

볕을 잘 받아서일까?
이곳 참나무들은 키가 크지 않다.
보통 산자락에서 만나게 되는 참나무들은 다른 나무들과 햇빛 경쟁을 해야 하는 까닭에 키가 엄청 크다.
그런데 이곳의 나무들은 키가 작고 자유롭게 가지를 펼치고 있다.

겨울에는 미처 눈에 잘 띠지 않았던 참나무들이 봄이 되니 비로소 보인다.
5월이 되자 일제히 새잎을 쏙쏙 내밀고 있는 참나무들이 너무 아름답다.

게다가 아직 잎이 무성하지 않아서 나무의 아름다운 자태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가지를 자유롭게 뻗은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나는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에 담기도 했다.

필체 좋은 사람이 그린 수묵화가 이보다 아름다울까,
생각했다.

비로봉의 참나무 군락은 한참 동안 이어진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존재하지만, 완만한 능선이라 구경하면서 걷기에도 좋다.
그러다 내리막이 나타나는데, 거기서부터는 한눈을 팔면 위험하다.
그곳에는 오대산의 유명한 주목나무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길을 더 잘 살피고, 나무는 살짝살짝 보길 권한다.
주목나무를 만나기 전까지 아름다운 참나무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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