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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고구마 수확 지난 주말, 대부도를 갔다가 어슬렁어슬렁 둘레길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목격하게 된 고구마 수확장면이다. 고구마들이 너무 토실토실 살이 쪘다. 아주 맛나보이는 모습이다. 대부도의 흙은 정말 붉다! 잠깐 산기슭에 드러난 시뻘건 흙을 보면서도 어린 시절 찰흙으로 만들기를 할 때면, 꼭 퍼왔던 동네 특정한 지역의 산기슭의 붉은 흙을 생각했다. 저 흙도 찰흙놀이를 할 때, 아주 유용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고구마 수확현장에 계셨던 다른 할머님 말씀이 "비가 안와서 흙이 푸실푸실 해, 그래도 고구마를 캐기가 나쁘지 않아!" 하신다. 흙이 붉으면, 고구마도 더 붉으려나? 궁금하다. 고구마 잎이 여저히 푸르다. 잎이 어런 정도로 물들었을 때가 수확기인지도 모르겠다. 고구마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는 나로서는 모든 게.. 더보기
목단이 수놓인 전통 동양자수 가리개 목단이 수놓인 이 자수는 교외 한 식당 한켠에 장식되어 있던 것이다.이렇게 전통적인 동양자수로 곱게 수놓은 가리개를 직접 본 적이 없다.한눈에 봐도 정말 옛날에 솜씨 좋은 분이 수놓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 작품이다.꼽꼼하고 곱게 수놓은 자련수가 솜씨를 증명해 보여주고 있었다.관목 형태로 된 가지만 봐도 이 꽃이 목단임을 알겠다. 가리개 한 쪽에는 역시 활짝 핀 목단과 노란새가 수놓아 있었다.이 노란새는 무슨 새일까?새를 수놓기는 무척 어려워 보인다.특히, 금방 날아갈 수도 있을 것처럼 가볍게 수놓은 푸슬푸슬한 깃털은 흉내를 낼 수조차 것 같다.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저정도의 목단은 나도 놓을 수 있지!'하고 조금은 자신감을 표현했는데, 새에서는 그만 자신을 잃었다.ㅠㅠ 이렇게 큰 규모의 가리개를 만드려면.. 더보기
프랑스 원단가게 또또(TOTO) 프랑스에서 살 때마다 내가 자주 들렀던 또또(TOTO)라는 원단가게 모습이다.이 가게는 프랜차이즈로 운영되어, 프랑스 전역 어디에나 존재한다.주로 원단을 팔지만, 바느질 재료에서 값싼 완제품들까지 매우 다양한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내가 좋아한 것은 간혹 세일해서 파는 묶음 상품과 1미터가 안 되는 원단의 자투리를 모아 놓고 아주 싸게 파는 매대를 뒤지는 것이었다.이런 것들 속에는 정말 멋진 천들을 아주 싼 값에 구할 수 있었다.게다가 작은 소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리 큰 천이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내게 자투리천도 충분한 크기였다.또 2~3미터 되는 크기로 잘라 파는 세일상품을 사다가 침대보와 이불보, 커튼 같은 것들을 만들기도 했다.현재도 한국에서 잘 쓰고 있는 물건들 가운데는 또또에서 사온 .. 더보기
'물푸레나무'로 만든 나무접시 얼마 전, 한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물푸레나무로 만든 나무접시이다.이 나무접시는 나무판에 가장자리를 붙여서 만든 것이 아니라, 통나무를 끌로 깎아 만든 것이다.그러니까, 이 접시의 높이와 넓이를 만들기 위해 저만큼 나무를 깎았다는 것이다.@@이 사실만으로도 놀랍고 감동적인데, 나는 이 접시를 받아들고 또 한번 놀랐다.나무가 너~무 무겁다.ㅠㅠ물푸레나무가 얼마나 단단하고 무거운지 이번에 이 접시를 들어보고 처음으로 알았다.이렇게 멋진 선물을 받다니...나는 이 쟁반에 우선 콩기름으로 곱게 기름을 먹였다.기름을 바르니 나무결이 더 곱고 선명하게 드러났다.이 접시를 만들어서 주신 분도 기름을 발라가며 쓰면 훨씬 더 오리 잘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셨다.옆모습은 이렇다.접시의 전체적인 자태를 무척 신경써서 .. 더보기
관악산자락, 봄풍경 지난 봄, 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하던 관악산의 풍경이다. 잎도 돋기 전이니 정말 이른 봄이었던 것 같은데, 그 사이 봄도 여름도 가고 가을이 되었다. 지난 몇 달은 한번도 관악산엘 다녀오지 못한 채 여름을 다~ 보냈다. 마치, 만나고 싶었던 친구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것 같은 기분... 그리고 내일은 오랜만에 관악산에 다시 가볼 생각이다. 더보기
부러진 목재 부엌용품 고치기 이 나무로 만든 요리용 포크는 프랑스에서 생활할 때, 쓰다가 가지고 온 것이다.당시에 쓰던 생활용품들은 거의 그곳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증을 하고 돌아왔다.그런데 이렇게 소박해 보이는 걸 굳이 가지고 온 것은 순전히 이 포크의 용도 때문이었다.다른 나무 숟가락들에 비해 좀 길어서 물병을 세척할 때 너무 좋았다.세제를 묻힌 수세미를 병안에 넣고, 이 포크로 수세미를 돌리면 병안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었다.나는 처음부터 물병을 씻을 용도로 이 나무 포크를 가지고 귀국을 했다.그리고 한참 동안 즐겁게 썼다. 그런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얼마전 '우지끈' 포크 중간이 부러지고 말았다.세로로 길게 쪼개진 모습이, 수리를 하면 쓸 수도 있을 것 같다.그래서 본드로 붙이고 평소에 잘 사용하는 삼베끈.. 더보기
엄마의 비료로 짓는 농사 이야기 이 사진은 엄마가 직접 키운 깻잎을 가지고 만든 깻잎 장아찌이다.몇년 전에 만들어, 약 2~3년 동안 냉장고에서 곰삭아 아주 맛이 잘 들었다.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맛있게 먹다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며칠 전의 일이다.왜 이걸 진작에 포스팅할 생각을 못했던 걸까?놀랍게도 이럴 때가 있다. 어머니는 깻잎 장아찌를 만들면서 통마늘을 구석구석 넣으셨는데, 통마늘도 잘 절여져 맛있기도 하지만, 엄마의 깻잎 장아찌의 시원한 맛은 바로 이 통마늘 때문이 아닌가 싶다.엄마는 통마늘 외에 다른 것은 넣지 않고 오로지 간장만 넣고 깻잎 장아찌를 만드신다.간장을 붓고 얼마간 있다가 따라내 끓여, 다시 부어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걸 일러 주셨다. 사실, 나는 어머니가 지은 농산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더보기
초등학생의 '북아트' 선물 이건 수 년전 나한테 '창의성 철학' 수업을 지도받았던 한 초등학생이 직접 만들어 내게 선물한 '북아트'이다.이 선물을 준 꼬마는 당시에 초등학교 5학년생이었는데, 야무지고 멋지게 수첩을 잘 만들었다.이건 내가 아이들에게서 받은 여러 가지 선물들 중 귀하게 여기는 것의 하나다. 나는 이 북아트를 어디에 쓰면 가장 오래 간직하면서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집에서 중요한 것들을 메모하는 수첩으로 사용하고 있다.메모의 용도 상, 이 수첩은 아마도 거의 늙을 때까지 내 옆에 잘 존재해야만 한다.ㅎㅎ게다가 집에서만 써야 하니, 가지고 다니다가 잃어버릴 염려도 없다. 이 수첩을 보면서 오랜만에 추억에 젖어 보았다.아이들을 가르쳤던 때도 정말 즐거웠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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