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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서 살기

다시, 안양 파빌리온 며칠 전, 다시 안양 파빌리온을 찾았을 때는 실내가 싹 바뀌어 있었다.두 달 전,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길에 잠깐 들른 것이 다고 꼭 다시 와서 이곳에 있는 책들과 자료들을 보고 싶었다. 계획대로 동화책도 보고, 흥미롭지만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없는 것들은 메모를 해오기도 했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충분히 재밌는 책들이 많아 보인다. 중앙에는 이렇게 골판지로 만든 아주 넓은 쇼파가 놓여 있다.다리를 길게 뻗고 올라 앉아 책을 읽어도 좋고, 등을 기대고 앉아서 읽어도 좋다. 엎드려 읽는 것도 시도해 보았는데, 골판지에 난 골 때문에 팔뚝이 너무 아파 불가능했다.뭔가 받칠 것이 있다면, 엎드려서도 책을 읽기 좋을 것 같다.^^ 그날은 등받이가 없는 골판지 의자에도 힘주어 꽉꽉 앉아 보았다. 우와~ 정.. 더보기
김중업 박물관 몇 달 전에 개관한 김중업 박물관엔 벌써 전부터 꼭 가고 싶은 곳이었다.특히, 독재정권에 협력하지 않아 쫓겨나 오랜 망명 생활을 했으면서도,'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말하는 지조있는 건축가의 발자취를 쫓아보고 싶었다.무엇보다 그의 건축물을 한번도 직접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우리 동네에 이처럼 훌륭한 건축가의 작품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자부심이 느껴졌다.현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은 바로 '유유산업' 공장 건물로 1959년에 김중업이 설계했다고 한다. 콘크리트와 빨간 벽돌로만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든 것도 대단해 보이고, 단순 소박한 디자인 속에서 건축가의 절제된 감수성이 느껴져 너무 좋았다. 멋을 전혀 부리지 않은 단순함에서 세련됨이 읽힌다. 위 사진 두 장은 현재 .. 더보기
안양사지에서 본 기와 조각들 안양사지 안에는 전시관이 있다.이 전시관에는 옛날 안양사의 규모를 조망할 수 있는 모형과 안양사터를 발굴하면서 나온 유물들 중 특색있고 중요한 것들을 전시해 놓았다.나는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것들 중 특히, 수막새들에 관심이 갔다. 또 많은 수막새는 '연화문양'이었는데, 그 조각이 매우 섬세하고 아름답다.한편, 안양사지 한 귀퉁이에는 기와조각들이 쌓여 있다.멋진 문양이 새겨진 기와들은 전시관에 보관되고별로 예쁘지 않아 전시하기도 그렇고 없애기도 아까운 것들을 이렇게 모아놓은 것 같다.고려시대나 조선시대, 장인들이 만든 기와라고 생각하니, 모두 너무 귀해 보인다. 기와조각들이 쌓여 있는 모습, 그대로 너무 예쁘다. 더보기
폐허로 남은 안양사지 안양에 이렇게 멋진 유적지가 있는지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김중업 박물관을 구경하러 왔는데, 김중업 박물관은 안양사지와 결합되어 있었다. 옛날 절의 기단석에 해당되는 바위들이 곳곳에 있고,그 한켠으로 또 유유산업 당시의 유적들과 김중업이 설계했다는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20세기 유적들과 고대 유적들이 섞여있는 것이 전혀 어색하거나 거슬리지 않다. 안양의 지명이 바로 이 안양사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안양사지는 안양의 중요한 유적자임에 틀림없다.이렇게 폐허로 존재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복원한 것이 무척 마음에 든다.만약, 여기에 뭔가 기념물을 더하거나 복원을 한다면서 고전적인 단청건물이라도 세워 놓았다면, 지금처럼 조망이 세련되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방문한 날은 너무 더워서 이 페허 위를 많이.. 더보기
제 2회 안양 '아줌마 축제' 풍경 내가 프랑스를 다녀오는 동안 우리 동네에 '아줌마 축제'라는 것이 새로 생겼다.올해 2회를 맞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오늘 오후에는 그 곳을 나가보았다.실제로 우리 동네에서 하는 시민축제들은 매우 조악하고 유치한 수준이다.아니나 다를까? 아줌마 축제는 다른 시민축제보다 훨씬 더 유치한 수준이었다.다른 때 같으면, 그래도 여러 시민단체들의 부스에서는 그들의 활동을 알리고 또 뭔가 흥미로운 체험거리들을 제공하려고 애쓰곤 했는데, 이번 아줌마 축제 현장은 그저 장터에 지나지 않았다.아줌마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는 부스는 딱하나, '경기도 여성능력 개발센터 꿈날개, 홈런'이라는, 시에서 마련한 부스가 있을 뿐이었다.나머지는 '전통풍물장터'라는 이름으로 각지의 농수산물과 제3세계에서 만든 수.. 더보기
차없는 거리, 토요일 중앙공원풍경 우리 동네에 있는 중앙공원 앞 도로는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차없는 거리로 지정되어 있다. 날이 너무 춥거나 덥지 않은 봄, 가을에는 이곳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요즘처럼 더운 한여름에 벼룩시장은 잠시 멈추는데, 그런 덕분에 넓은 대로가 이렇게 한가하다.햇빛 쨍쨍한 여름 한낮에는 지나는 사람들조차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중앙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공원모습은 딴판이다. 나무 그늘 아래, 도시락을 챙겨와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로 가득차 있다.공원 나무 그늘아래서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여유로워 보인다.그리고 근처 물가에서는 물놀이 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아빠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다정한 아빠들!요즘 젊은 아빠들은 참 다정하다. 더보기
평촌 중앙공원, 물놀이하는 아이들 우리 동네 중앙공원이라는 곳에는 분수들이 여러 개 있다. 여름이면 이 분수들 속에서 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긴다.오늘 공원에 나갔다가 물놀이하는 아이들을 보았다.날씨가 다시 한여름처럼 더워진 오늘, 나는 물놀이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물놀이 할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생각했다.또 공원을 가로지르는 냇물도 있다.물론, 이 냇물에서도 아이들은 물놀이를 할 수 있다.실제로 도시 한복판, 아파트 촌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자랐다고 말한다면, 그건 바로 우리 동네 아이들일 것이다.분수도 냇가도 모두 아이들의 피부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깨끗한 물로 관리되고 있다.이 아이들을 보면서 집앞 공원에 나와 이렇게 물놀이를 하면서 보내는 여름방학이라면, 그리 나쁘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나도 냇물에 발.. 더보기
지하철, 인덕원역 서울에서 지하쳘을 타고 돌아오는 경우에도 평촌역이나 범계역을 주로 이용하게 되고,인덕원에 볼일이 있을 때는 집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더 빠르고 금방이니까, 내가 인덕원 지하철역을 이용할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며칠 전, 그곳에 지하철을 타고 갈 일이 생겼다.승강장에서 표를 찍고 지하통로로 나왔을 때, 벽에는 인덕원역 근처의 과거 사진과 지도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아래는 옛날 19세기, 안양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도!지도가 너무 예쁘다.삼성산과 관악산이 보이고, 학의천과 만난 안양천의 물길이 잘 표시되어 있다.이 안양천변이 오랫동안 안양의 중심지였다.안양의 역사도 간단하게 써놓아 지나는 길에 읽기 좋다.또 90년대 인덕원 주변의 마을 풍경들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바로 얼마 전의 과거지만, 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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