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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브르타뉴의 9월, 사과가 익는 계절 3년 전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 처음 도착한 것은 가을로 막 접들기 시작한 9월말이었다.마침, 값도 싸고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렌의 클뢰네라는 마을에 있는 호텔에 여장을 풀었는데,마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아래 사진은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 바로 옆에 있는 한 주택의 뒤뜰 풍경이다.아무도 수확하는 사람이 없었는지, 사과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이미 농익은 열매들은 떨어져 바닥에서 뒹글고 있었다.그러고 보니, 이 동네 단독 주택 정원에는 사과나무 한 그루 쯤은 심어져 있는 듯 했다. 내가 진정으로 사과의 고장에 온 것이 실감났다. 아래 사진은, 그해 초겨울 토요일마다 렌 시내에서 열리는 토요시장에 나온 사과들 모습이다.상자들마다 가득가득 사과들이 담겨 있다.이것들 외에 사과를 파는 상인들은 더.. 더보기
브르타뉴의 '결혼 숟가락'을 아시나요? 브르타뉴에서도 피니스테르 남부 꼬르누아이유 지역에만 특별히 존재하는 풍습 가운데 '결혼 숟가락'이라는 것이 있다.총각이 직접 나무로 숟가락을 만들어 마음에 드는 처녀에게 주면서 청혼을 하는 풍습으로 "함께 식사하며 살자!"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이 숟가락을 받으면 청혼이 이루어지는 거란다.물론, 이 숟가락은 사용하는 건 아니고, 결혼 후에는 벽에 장식을 해 놓는다고 한다. 나는 록호낭(Locronan)이라는 도시를 방문했다가 거기서 만난 한 조각가로부터 이 이야기를 들었다.그는 바로 이 결혼 숟가락을 직접 나무로 만들어서 파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물론, 결혼 숟가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나는 그 풍습보다도 숟가락이 너무 예쁘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결혼 숟가락'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 더보기
뺑뽕의 피빛 자주색 돌로 지은 집들 브르타뉴의 일에빌랜느 지역에서는 붉은 색 편암으로 집을 짓는다는 이야기는 앞에서 한 바 있다.렌은 비교적 밝은 빨간 색 돌이 흔한데, 좀더 내륙 브로셀리앙드 숲속에 위치한 '뺑뽕'은 짙은 자주빛을 띄는 걸로 유명하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렌하고 비슷하게 붉은 편암을 이용해 지은 집들이 많았지만, 렌하고 달리 편암의 색깔이 훨씬 짙은 자주빛을 띈다고 생각했는데,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게다가 뺑퐁에서는 렌과 달리, 붉은 편암만으로 짓지 않고 옅은 색의 다른 돌들과 섞어서 지은 것이 인상적이었다.그래서 자주빛 돌들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이곳의 토양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짙은 자주빛을 띄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이 고장의 토양이 어쩌다가 짙은 자주빛을 띄게 되었는지, 그 유래를 알려주는 전설이 있을.. 더보기
프랑스 렌의 빨간 돌집들 내가 프랑스 렌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신선하게 생각된 것은 바로 붉은 편암으로 지은 집들다.돌도 신기했지만, 벽이 너무 예뻐서 나도 이런 건물 안에서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브르타뉴에서도, 특히 일에빌랜느 지역은 붉은 편암이 정말 많다.빨갛기도 하고, 자주빛이기도 하고 또 보랏빛을 띄기도 하는 편암을 두텁게 편으로 쪼개 집을 지을 때 벽돌로 사용한다.일에 빌랜느 지역 중에서도 렌은 빨간 색 편암이 많은 것 같다.그런 만큼 렌에서 이 편암으로 지은 집을 보는 게 어렵지 않다. 위 사진은 '샹리브르 렌 메트로폴 도서관'을 걸어갈 때, 꼭 지나게 되는 한 골목길에 있는 집이다.붉은 편암으로 지은 전형적인 서민들의 주택으로, 화단이 특히 잘 가꾸어져 있어꼭 담장 안을 들여보게 되는 집이다.. 더보기
생-피아크르 성당의 아름다운 나무 조각 브르타뉴 내륙 깊숙히, 몽따뉴 누와르(Montagne noire: 검은산)라는 산악지역은 나무조각으로 매우 유명하다.성당의 천장과 기둥, 대들보 등을 장식하기 위해 나무에 부조를 새기고, 화려한 채색을 덧붙인다.워낙 산악 작은 마을들에 흩어져 있는 그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둘러보기조차 힘들다.관광버스로 이 나무조각들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가 있다는 것은 너무 늦게 알아 기회를 놓치고아쉬운 대로 '르파우에뜨'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생-피아크르 성당의 조각품을 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이곳 역시 대중교통이 닿는 데는 아니어서, 우리는 산골짜기 계곡 가장자리와 나무가 깊은 그늘을 드리운 오솔길을 한참 걸어야 했다. 그렇게 도착한 생피아크르 성당! 성당을 들어서니 정면 높은 곳에 화려하게 채색된 십자가에 매달린 .. 더보기
켈트족의 민속악기 백파이프 브르타뉴 사람들은 켈트족에 기원을 두고 있다.이들의 전통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기 중 하나가 바로 백파이프다.비니우(biniou)라고 부르는 백파이프와 봉바르드(bonbarde)라고 부르는 피리가 중심이 된 켈트 민속악단이 있는데, 이 악단을 브르타뉴에서는 '바가두'(bagadou)라고 부른다.바가두에는 북과 바이올린, 아코디언 같은 것들이 첨가되기도 하지만, 백파이프와 봉바르드가 리듬을 이끌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 사진은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펼쳐지는 '브르타뉴축제'에서 본 한 바가두 악단의 행진모습이다. 또 도시마다 펼쳐지는 여름축제인 '축제의 밤'행사에서 바가두 악단의 연주자들을 사진에 담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나는 축제 공연이 끝난 뒤, 한 백파이프 연주자에게 사진을 찍고 싶다는 .. 더보기
집을 지으러 성곽 위로 올라간 사람들 플로에르멜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바로 성곽위에 지은 집이었다.이곳은 옛날에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성곽도시였다고 한다.그러나 긴 역사 속에서 성벽은 사라지고 현재는 군데군데 성곽의 흔적들이 남아있을 뿐이다.그런데 이렇게 성곽위에 지어놓은 집을 보았다.누가 봐도 주변의 담장이 성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주변에도 성곽에 벽을 기대거나 성벽을 이용해 지은 집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아래는 좀더 확대한 모습!슬쩍 성벽에 등을 기대어 집을 지은 사람들이나 성곽 위에 집을 지으러 올라간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이런 사람들의 능청스러움이 부럽다. 더보기
플로에르멜 성당의 갸르구이들 브르타뉴 지역의 내륙 깊숙히 '플로에르멜'이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이곳은 도시의 규모에 비해 엄청 장엄하고 웅장한 성당 때문에 '영적인 도시'라고 불리고 있다.마침, 조슬랭을 가기 위해서는 플로에르멜에서 차를 갈아타야 했고, 그런 김에 이곳도 구경을 하고 가기로 했다.관광책자에 나와있는 대로 플로에르멜의 성당의 외관은 웅장하고 멋진 모습이다. 고딕 중에서도 플랑브와이앙(불꽃)양식의 화려한 건축양식에 구석구석에 매달려 있는 '갸르구이'들이 매우 특색있어 보였다. 프랑스의 성당 건축물에는 '갸르구이'라는 조각들이 있다.이것은 빗물을 건물에서 멀리 떨어지게 할 요량으로 만든 것인데, 하나같이 괴물이나 요괴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갸르구이를 왜 이렇게 부정적인 존재로 형상화했는지는 모르겠다.그러고 보니, 한번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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