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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프랑스 렌의 '초록 쓰레기' 잠시 머물렀던 프랑스의 렌에서는 매주 금요일은 '초록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다.목요일저녁만 되면 집집마다 대문앞에는 정원의 화초들을 다듬으면서 생긴 잔가지들과 텃밭에서 뽑은 잡초들을 내놓기 시작한다. 그러니 주민들은 목요일에 정원을 손질할 때가 많다.목요일, 골목을 거닐면 화단을 손질하는 이웃들을 자주 볼 수 있다.시에서는 이 쓰레기들을 거둬가 퇴비를 만드는 것 같다.실제로 시에서 관할하는 공원이나 화단에는 잘게 부순 톱밥이나 퇴비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을 때가 많다. 갑자기 우리나라는 이런 쓰레기들이 어떻게 수거되고 처리되는지 궁금하다. 더보기
빌랜느 강가에 부는 바람 브르타뉴의 렌에 살았을 때, 집에서 가까운 곳에는 '빌랜느'(Vilaine)라는 강이 흘렀다. 렌이 속해 있는 행정구역 이름, '일 에 빌랜느'(Ille-et-Vilaine)는 바로 일강과 빌랜느강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강과 빌랜느강이 관통해 흐르는 지역이라는 뜻일 것이다. 빌랜느강가를 따라 슈퍼에 가거나 시내를 가는 것이 즐거웠다.또 볕 좋은 날에는 강가를 산책하기도 했다. 짝을 이루며 물가에 떠있는 청둥오리들을 보며, 잠시 햇빛을 쬐기도 하고 강가를 따라 걷기도 했다. 브르타뉴지방은 바람이 많이 분다. 브르타뉴에 살면서는 '바람'을 생각했다. 바람... 밤마다 노래처럼 들리는, 들판을 휘감는 바람 소리를 들었다.어떻게 그런 소리가 나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아무튼 옛날 '롤렐라이 언덕'에서 어부들을.. 더보기
붉은 편암으로 지은 오래된 농가 내가 살았던 집에서 두 블럭 지난 넓은 터에는 아주 오래된 집이 있다.옛날 동화책 '집없는 아이'를 읽었을 때, 거기에 그려진 삽화 속 레미의 집이 이랬던 것 같다. 이집의 벽에도 내가 좋아하는 이 고장의 빨간 돌로 되어있다.지금은 허물어지기 직전으로 곳곳에 받침목을 세워놓았고, 아무도 살지 않는다.아니, 살 수 없다.이 집도 다른 낡고 오래된 집들처럼 헐릴 것이 뻔하다.그럼, 이 넓은 집터엔 아파트를 세우겠지?요즘 렌에도 아파트를 짓느라고 정신이 없다. 이 집을 지날 때마다 나는 담 너머 수선화가 얼마나 피었는지 보는 건 정말 좋았다.지금은 이렇게 만개하던 꽃도 모두 지고 없겠지... 낮은 담장 위에서 햇볕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다육식물을 보는 것도 즐겁다.모두 사라질 것들...그들의 눈부신 모습들이 .. 더보기
나무를 구하려면 모래톱으로 나가야 해요! 프랑스의 맨 서쪽 끝, 브르타뉴의 우에쌍 섬은 숲이 없어 옛날부터 나무를 구하기 힘든 곳이다.그렇다면, 이 섬 주민들은 필요한 목재를 어떻게 구했을까? 물살이 거세기로 유명한 이 근해, 필요한 나무를 구하려면 모래톱으로 나갔다고 한다.파도에 휩쓸려, 모래톱으로 떠내려온 난파한 배 조각들을 주워와 침대도 만들고, 찬장도 만들고, 의자도 만들고....온갖 가정용품들을 이런 난파선의 나무판자들을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그래서 이곳에서는 옛날에는 '파도가 높은 다음날은 모래톱으로 나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ㅠㅠ 위 사진 속, 가구 모퉁이는 그런 나무의 흔적을 보여준다.이런 나무들은 바다물과 바다동물에 의해 훼손된 흔적들이 남아있다. 이런 이유로, 우에쌍 주민들이 썼던 가구들은 짙은 색으로 채색이 되.. 더보기
브르타뉴에서 첫 벼룩시장 나들이 브르타뉴의 렌에서 처음 생활을 시작할 때, 하늘풀님과 내가 가장 먼저 나들이를 떠난 곳은 바로 벼룩시장이었다. 우리는 지도를 들고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가며, 벼룩시장이 열린다는 체육관에 도착했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던 터라, 기대했던 대로 실내에서 펼쳐지는 벼룩시장은 참 편안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규모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산책삼아 돌아보는 데는 아주 그만이다. 이곳에서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 너무 많았다. 특히, 하늘풀님은 작은 접시들과 다리미를 꼭 구하고 싶어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대형슈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접시들을 가리키며, 사자고 재촉을 했다.나는 그 때마다 그녀의 소매를 끌며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늘풀님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 더보기
렌의 토요시장 렌의 시내 중심가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장이 열린다.이 장은 프랑스에서 두번째로 큰 장이라고 하는데, 그 말처럼 규모가 엄청 나다.(첫번째로 큰 장은 과연 어딜까?) 특히, 사과 특산지인 브르타뉴 지방의 수도인 만큼 이곳에서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사과들이 판매되고 있다.사과의 모양과 품질에 관계없이 다 섞어 광주리마다 한 가득씩 담아 싼 값에 파는데, 맛은 일품이다.아래 사진은 1kg에 75쌍띰(1유로도 안되는 가격!)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놓여있다. 또 여러 종류의 올리브 절임도 빼놓을 수 없다.이름도 생소한 허브들과 양념을 넣어 절인 올리브를 맛보는 건 즐겁다. 시장 한 켠에서 발견한 허브들!내가 좋아하는 카모마일이나 타임들이 눈에 띈다.허브들은 역시 사진발을 정말 잘 받는다. 사지 않아도 사진을 찍지.. 더보기
모를래에서 본 굴뚝들 브르타뉴지방의 '모를래'를 여행할 때, 고가 철교 산책로에서 발견한 지붕위의 굴뚝들이다.오래된 높은 석조건물의 굴뚝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다. 여기를 어떻게 청소했던 걸까?굴뚝이 늘어선 풍경이 슬프면서도 아름답다.ㅠㅠ 더보기
비트레의 한 꼴롱바주 집 브르타뉴의 일에빌렌느에 위치한 비트레(Vitré)라는 도시는 성으로 유명한 도시이다.성벽으로 둘러쳐졌던 이 도시에는 아직도 절반가량의 성벽이 보존되어 있다.또 나무 대들보들을 겉으로 드러난 중세의 건축물인 꼴롱바주 집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어느 도시보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비트레의 대표적인 꼴롱바주 건축물 중 하나인 건물이 바로 아래 사진이다.지금은 크레프집과 여인숙으로 쓰이고 있는 이 집은 바로 성의 한 탑 곁에 지어졌다. 집 앞 쪽으로도 성의 한 탑이 있다.탑과 탑 사이에 존재했던 성벽은 끊기고 그 사이로 길이 나있다. 아루두와즈 돌편 지붕이 맨 위층까지 깊숙하게 덮고 있는 특이한 형태의 집이다.비트레를 소개하는 관광책자에 빼놓지 않고 실려있는 이 집을 나는 꼭 그리고 싶었다.언젠가 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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