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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여행중 메모

이게 열쇠가 아니라면, 뭘까? 나는 자물쇠가 없이 혼자 굴러다니는 열쇠를 좋아한다.그런 열쇠들은 오래될수록 내 마음을 끈다.지난번 렌의 골동품 시장에서 발견한 이 열쇠도 무척 멋져 보였다.구리로 만든 것 같은 열쇠는 세월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짙은 청록색 녹이 끼어 있었다. 무엇을 열던 열쇠일까?무척 궁금했다.그러나 장식품으로 들고 다니기에도, 어디에 걸어 놓기에도 무척 어중간해 보이는 이것을 나는 사진만 찍고 가격도 알아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후에 남부 프랑스 몽쁠리에 벼룩시장에서 다시 이 열쇠와 똑같은 것을 발견했다.물론, 세부적인 디자인은 약간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동일한 종류의 열쇠같아 보였다. 이렇게 뒹굴고 있는 열쇠들을 늘 잊지 않고 사진 찍는 나는 그날도 주인에게 이 열쇠를 찍어도 괜찮겠냐고 묻고는 카메라를 들.. 더보기
베를린 장벽 콘크리트 조각에 새겨진 부조 돌-드-브르타뉴의 예술가들의 전시와 공예품을 파는 장터에서 우리는 이런 작품도 전시되어 있는 걸 보았다. 이건 베를린 장벽에서 떼어낸 벽의 한 조각에 새긴 부조다.콘크리트벽을 뚫고 나오고 있는 사람도, 그의 이마에 새겨진 평화마크도 너무 인상적이다.조각가가 재료로 베를린 장벽을 선택했다는 것도 아주 참신해 보였다.너무 인상적이어서 조각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밖으로 나와 돌-드-브르타뉴 시내를 둘러싸고 있었던 성곽주변을 걷다가 우리는 한 조각가를 만났다. 그는 거대한 돌로 배를 만들고 있었다.이 배주변에 작가의 이름이 쓰여 있었는데, 바로 베를린 장벽을 가지고 부조를 새긴 바로 그 조각가와 같은 이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가만 있을리는 없다.나는 다가가 이 조각가에게 인사를 하고 당신이 베를린 장벽을 .. 더보기
요즘 허수아비는... (여행지에서 본 재미난 것들) 상주의 공검지 근처 밭에 세워져 있는 허수아비를 보았다.번쩍 든 손에 노란 천을 들고, 노랑 치마를 입은 모습이 너무 재밌다.이 허수아비는 새들을 정말 잘 쫓을 것 같다. 이 여인은 몇 년 전 겨울,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본 것이다.누군가 그녀에게 발토시를 해 주었다.그러나 보다시피, 발토시보다는 스웨터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건 프랑스 브르타뉴의 '두아르느네'라는 항구도시의 한 일방통행 표지판에 해놓은 낙서다.나는 이걸 보고도 한참을 재밌어 웃었다.귀여운 낙서... 동숭동 한 골목 일본식 식당 앞에 놓여있는 전시물!사진으로는 정지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수를 들고 있고 젓가락이 자동으로 움직인다.몇 년 전에도 있던 이 장식품이 변함없이 있어서 반가웠고, 이번에는 사진촬영도 했다.다음에는 .. 더보기
프랑스의 엠마우스, 노숙자를 도와요! 지금은 돌아가셔서 성인의 반렬에 오른 '아베 피에르'신부님이 생전에 열정을 바쳐 만든 프랑스의 '엠마우스'는 노숙자를 돕는 NGO단체다.이곳에서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엠마우스 매장을 운영해 거기서 얻은 수입금으로 노숙자의 자활을 지원하고 있다.내가 살았던 렌에도 이 엠마우스 매장이 있다. 이곳의 물건은 모두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것들이다.그것을 다시 시민들에게 파는데, 값이 정말 싸다.그러니 가난한 사람들에게 엠마우스는 돈이 없더라도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 같다.그릇과 옷, 가구, 책들까지 너무 많은 물건들이 갖추어져 있고 가구들도 정말 많다.이것들 중에는 골동품적인 가치가 있어보는 것도 너무 많고디자인이 멋진 가구도 많아서, 나도 너무 사고 싶었다.그.. 더보기
토종 품종과 종자들을 보존하는 프랑스의 생태박물관 렌 근교에 있는 '생태박물관'은 가축이나 채소들 가운데 브르타뉴의 특별한 품종들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생태박물관을 찾은 그날은 카메라 충전을 충분히 시켜놓는 걸 잊어, 바로 밧데리는 끝이 나고 아쉬운 대로 지니고 있던 '아이팟터치'로 사진을 찍었다. 4세대 아이팟터치의 카메라 화질은 정말 형편없다.ㅠㅠ 그래도 이나마라도 있어서 그날 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으니, 감사해야 하려나? 양들이 너무 귀엽다.모두 보존되고 있는 품종들이다. 양들뿐만 아니라 이 지역 토종 품종인 소와 돼지, 닭들도 기르고 있었고 이 지역의 농사방법도 직접 보여주고 잘 보존되어 있는 농가도 자세히 둘러볼 수 있게 갖추어져 있었다, 더욱이 내가 간 날, 뜰에서는 옛날 대들보를 이용한 꼴롱바주 집을 지을 때, 통나무.. 더보기
뒤뜰에서 밥먹기 프랑스 사람들은 테라스에 식탁을 내 놓고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날씨가 추운 북부나 햇볕좋은 남부, 가릴 것 없이 마당이나 뜰에는 어김없이 식탁이 펼쳐져 있다. 아파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작은 아파트, 큰 아파트 가릴 것 없이, 발코니에 야외용 식탁을 많이들 펼쳐놓았는데, 친구들을 초대해 넓은 실내 식탁이 놔두고 굳이 좁은 베란다에 옹기종기 모여 파티를 즐기는 이웃을 볼 때는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비가 오는 걸 대비해, 안 쓸 때는 의자를 이렇게 기울여 놓기도 한다.물론, 야외에서 쓰는 식탁과 의자들은 비에 강하면서도 간편한 재질로 많이 만든다.그런 만큼 가격도 전혀 비싸지 않다.이들은 야외용 식탁에도 식탁보를 꼭 덮는데, 옛날에 세들어 살던 할머니는 실내에서 쓰던 식탁보가 팔아야.. 더보기
과거 흔적을 잘 간직하고 있는 건물들 이 건물은 북부 프랑스 루베라는 도시를 여행할 때 발견한 것이다.옛날에 공장이었을 것 같은 이 건물 외벽엔 기대어 서 있었던 건물의 흔적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없애거나 감추지 않고 이렇게 남겨놓았다.더 색칠을 한 것 같기도 하고...그렇지 않았더라도 이런 흔적들을 괘념치 않고 그대로 둔 것이 내게 더 예술적이고 아름답게 보인다. 이 건물은 프랑스 렌 근처, '생-쉴피스-들라 포레'라는 작은 농촌마을에 존재했던 수도원의 부속건물이다.수도원이었던 시기는 아주 옛날이고 지금은 그저 개인주택으로 쓰이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건물 외관만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과거 수도원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아래는 이 건물의 옆모습! 수도원이었을 당시의 아치 틀이 그대로 있다. 거기에 누덕누덕 소박하게 덧댄 돌들이 너무 .. 더보기
유럽의 유랑하는 사람들, 집시 작년 얼마동안 렌의 끌뢰네 마을, 동네 빈 공터에 머물다 간 집시들의 캠핑카들이다. 집시들의 생활모습을 직접 보기는 난생 처음이라 난 좀 놀랐다. 여전히 유랑생활을 고집하는 이들의 삶의 방식이 이해되는 건 아니지만, 아침 산책길 장작타는 냄새를 맡으며 이 곁을 지나가는 건 좋았다. 이들은 길가에 있는 소화전에서 물을 끌어다 썼다. 이 소화전은 캠핑카들이 터를 잡은 바로 근처 인도에 있는 것으로 호스는 철조망을 사이를 지나 캠핑카들이 있는 곳까지 이어져 있었다.물론, 프랑스에서 이건 불법이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전기도 전신주에서 끌어다 쓴다고 한다. 난 그래도 집시들이 이곳에서 얼마간 잘 지내다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호스가 연결된 소화전을 볼 때마다 안심이 되었다.간혹 소화전의 물호스가 제거되어 있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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